새전북신문

소비쿠폰 '돈쭐', 골목상권 웃었다

첫주 도민 73% 신청, 2,600억대 장보기 술렁
아낌없이 써야 경기부양, 역성장 쇼크 탈출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7월 28일 14시41분

소비쿠폰 특판행사로 손님을 맞는 전주 신중앙시장의 한 상가./정성학 기자

“소비쿠폰으로 돈쭐(돈으로 혼쭐) 맞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천문학적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풀리면서 역성장 쇼크에 휘청이는 전북경제도 화색이 도는 분위기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1차분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된 첫주(21~27일) 도내에선 약 126만 명이 2,603억 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급 대상자 대비 73%, 지급 예정액 대비로도 73% 수준이다. 자연스레 곳곳에서 술렁이고 있다.

“7월의 추석이라고 할까요. 오랜만에 명절 대목장 같은 분위기도 나고 괜찮은 것 같아요.”

중장년층이 많이 산다는 군산시내 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씨의 얘기다. 소비쿠폰이 풀리자마자 생필품, 특히 고기와 과일 등을 사가는 주민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지금 당장 매출액이 얼마만큼 늘었다고 말하긴 곤란하지만 평소와 달리 라면이라도 하나 더 챙기는 등 씀씀이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외식업계나 패션업계 또한 엇비슷한 분위기다.

전주 한 대학가에서 신발 전문점을 경영하는 이모씨는 “매장을 찾는 손님이 꽤 늘었다. 특히 평소에는 좀 부담스러워 하던 가격대의 제품까지 선뜻 사가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소비쿠폰 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우리집 아이들도 제가 사고싶은 것을 알아서 사겠다며 제몫으로 받은 소비쿠폰을 다 챙겨간 것을 보면 그렇다”며 미소 지었다.

소비쿠폰을 겨냥해 특별 할인행사를 펼치는 맞춤형 양복점이나 안경점 등이 많다는 점도 눈길 끈다. 상인들은 일제히 상가 외벽에 이 같은 특판 홍보물을 내거는가 하면, 누리소통망(SNS) 등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 또한 열을 올리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도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익산 근교 한 패션타운에서 아웃도어 전문점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기능성 의류나 트레킹화 등을 찾는 손님이 많이 늘었고 구매품 가격대 또한 상당히 오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아웃도어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 된데다, 소비쿠폰까지 주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는 얘기다. 그는 “무엇보다 최대 경쟁자로 꼽혀온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소비쿠폰 사용이 제한돼 반사이익까지 기대된다”며 반겼다.

경기 부양에 안간힘인 지자체들 또한 촉각을 곤두세웠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23년 지역소득’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북의 명목상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최저 수준인 약 64조2,000억원, 더욱이 물가 변동률을 반영한 실질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역성장은 코로나 파동이 강타한 2020년(-0.8%) 이후 처음이자, 전국 17개 시·도 중 전북과 충북(-0.4%)이 유일한 실정이다. 덩달아 파산하는 소상공인도 속출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아낌없이 써주셨으면 합니다.”

김종훈 전북자치도 소비쿠폰TF 단장(경제부지사)은 “민생경제를 회복하고 지역 소비를 촉진하려면 소비쿠폰이 잘 지급돼야 한다. 도민 어느 누구도 빠짐없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도민들 또한 소비쿠폰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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