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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안군 위도 띠뱃놀이 베를린 무대, 비판만으로 볼 일인가?

기사 작성: 고병하 - 2025년 07월 21일 14시28분

부안군의 전통문화인 위도 띠뱃놀이가 오는 27일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되는 창작 무용극 ‘고섬섬’을 통해 다시 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공연을 위한 예산과 공무원 출장 문제를 두고 일부에서는 세금 관광, 주객전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과연 이 비판은 정당한가?

위도 띠뱃놀이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82-3호로 지정된 소중한 해양문화유산이다.

현실적으로 이 전통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매년 열리는 행사나 지자체 홍보에도 불구하고 전국적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전통문화는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무대와 소통 방식이 필요하다.

이번 공연은 그 시도의 일환이다.

베를린 국립오페라 극장은 세계 공연예술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곳에서 한국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 공연을 올린다는 사실 자체가 국제 문화계의 관심을 불러올 수 있는 기회다.

오늘날 K-팝, K-드라마가 세계를 열광시키듯 무형문화유산도 현대적 콘텐츠와 결합해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문화의 글로벌 브랜드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비판의 초점은 예산이다.

위도 띠뱃놀이 보존 예산은 연 300만원, 공연엔 3억원이라는 비교는 단순해 보이지만 성격이 다른 두 사업을 동일선상에서 평가하기는 어렵다.

전통을 보존하는 비용과 세계에 알리는 비용은 별개의 목적을 갖는다.

글로벌 홍보는 장기적 효과를 지향하는 투자다.

성공적으로 노출될 경우 관광 활성화,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등 파생 효과가 크다.

이번 공연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해외 홍보가 위도 띠뱃놀이 보존과 계승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해외 공연으로 끝난다면 세금 낭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국내외 홍보 강화, 체험 관광, 전승 지원 확대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면 이번 시도는 부안군 문화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남을 것이다.

문화는 고립된 섬에서 빛나지 않는다.

세계와 연결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이번 베를린 공연이 단발성 논란으로 묻히지 않고 부안과 한국의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장기적 전략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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