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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세계가 반한 한식, 세계화 기회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6월 23일 14시13분

한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라면 등 가공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조리한 음식은 한 나라의 음식문화를 가늠하는, 차원 다른 정서와 역사가 깃들어있다. 우리 음식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변방의 낯설고 익숙지 않은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건강식이자 균형 갖춘, 독창적인 음식으로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그 가치를 인정받아가고 있다. 이들 음식의 맛은 물론이고 품고 있는 격식에서 뚜렷이 차별화되는, 한식과 비빕밥이 지닌 건강, 문화, 정신적인 가치는 세계인으로부터 인정받으면서 크게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K-Pop 등 한류 문화와 우리 국력에 바탕을 둔 세계인의 인식 변화와도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한식의 대표적인 사례는 한상차림과 이의 축소판인 단품 비빔밥이다. 전주의 명품인 비빔밥은 그 자체로 한식의 조화와 정성이 담긴 대표적인 한 그릇 음식으로 가장 손쉽고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격식 갖춘 간편식이다. 최근 미국 국무부 구내식당에서 선정한 인기 메뉴 상위 3위에 비빔밥이 포함되었고, 일본이나 베트남 음식과 함께 제공된 음식 중 한식의 인기가 가장 높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계 속에서 비빔밥과 한식은 이제 더는 생소한 음식이 아니라 ‘맛있고 건강한 한 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기내식에서도 비빕밥이 제일 먼저 절품되는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실감한다.

한식과 비빔밥의 인기 비결은 단순한 맛을 넘어선다. 이들 음식의 구성을 보면 건강한 식자재로 잘 알려진 다양한 채소류, 달걀과 해산물을 배치하여 조화를 이루며 영양적으로도 균형을 참작, 소량의 육류를 추가하여 맛과 멋, 그리고 영양의 완성도 높인 음식 구성이다. 또한 음식 재료 선정에서 음양이론과 신체 부위를 연결한 깊은 뜻을 배경에 깐 오방색(청, 홍, 백, 흑, 황)의 조화를 통하여 미적 감각을 돋우며 아름다움은 물론, 영양균형까지 고려한 전통의 지혜가 녹아 있다. 이러한 구성은 한 끼 식사를 넘어 식욕을 충족시키는 육체적 요구와 함께 정신영역도 배려하여 '마음을 만족시키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음식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한식은 세계적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과 자주 비교되지만, 균형 영양과 다양한 원료에서 오는 맛의 조화 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 지중해식이 올리브유와 포도주, 그리고 채소 중심이라면, 한식은 참기름과 들기름, 여러 제철 나물(데친 채소류에 양념 무침)과 특징적인 발효, 숙성한 장류로 맛을 낸다. 특히 들기름은 필수지방산 함량이 어느 식용유보다 높아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다. 외국인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독특한 냄새와 고소한 향도, 비빔밥과 한정식에서 독창성을 나타내는 매체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특히 나물과 이들 식용유, 그리고 천년의 맛, 전통장류의 환상적인 조합은 새롭고 참신한 경험으로 차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며 제철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식재료 또한 한식과 비빕밥의 큰 강점이다. 한정식이나 비빔밥 모두 제철 재료를 담아내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식문화를 지향한다. 특히 전통 장류의 역할은 중요하다. 수년간 숙성된 고추장과 간장, 된장은 음식 풍미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잘 알려진 전문식당일수록 주방장은 자기 음식의 차별화를 위하여 자기 업소에서 사용하는 장류는 직접 담가 장기 보존하면서 사용한다. 이들이 바로 한식의 ‘진짜 맛’을 결정짓는 독창성의 역군이기 때문이다. 세계에 알려진 불란서 셰프, 프레데릭 앙통도 메주와 장류를 극찬하고 있다.

이제 한식과 비빕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식문화 콘텐츠가 되었다. 남은 과제는, 눈앞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한식과 비빕밥의 맛 품격을 더욱 높이고 이들의 건강기능성과 식재료의 조합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면서 세계인이 직접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한식은 단순히 먹는 음식의 차원을 넘어 우리 식문화의 정수이자, 세계인과 정신적으로 교감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로, 자랑스러운 우리만의 독특한 자산이다. 지금이야말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으로 현재를 넘어 미래의 자산으로 정착시킬 때다. 이 흐름을 음식의 고향, 전북이 선도해야 한다. /신동화(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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