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미래 농업을 말하다)세계 처음 flo4-4 유전자 보유한 건식제분 ‘가루쌀’ 개발 및 산업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하수경 농업연구사
쌀가공산업활성화 및 쌀 수급문제 해결에 기여
작은 힘으로도 잘 빻아져 밀가루 대체에 유망

기사 작성: 박상래 - 2025년 03월 30일 15시13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가루쌀 전용품종인 ‘바로미2’를 개발했다. 개발의 중심에 하수경 농업연구사가 있다. 그는 세계최초 가루쌀(전분구조가 둥근 형태) 상용화 품종 ‘바로미2’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이 품종은 작은 힘으로도 잘 빻아져 밀가루 대체에도 유망하지만, 쌀 시장격리비용 저감 및 탄소배출 감소에 기여하는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바로미2’는 논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해 기계, 관개시설, 농업인의 노하우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국산 밀 생산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늦은 모내기에 유리하고, 다양한 가공식품 적용도 가능하며, 일반 쌀 대비 곡립경도가 약 1/3수준으로 잘 분쇄된다. 게다가 일반 쌀과 달리 밀가루와 유사한 가루크기 및 손상전분 함량이 있는 특별한 장점이 있다. ‘바로미2’는 전분립이 성글게 배열돼 배유가 불투명하며 곡립경도가 매우 낮다. 일반멥쌀의 곡립경도(딱딱한정도) 가 8~9kg정도인데, ‘바로미2’는 2.9kg이다. 작은 힘으로 쉽게 빻을 수 있는 ‘분질배유’가 단 하나의 열성유전자, ‘flo4-4’에 의해서 결정되며, 교배를 통해 타 품종으로 해당 유전자를 이전했을 때 유전적 배경에 상관없이 ‘분질배유’로 전환된다. ‘분질배유’를 지니는 식물체로 ‘바로미2’의 교배모본인 ‘수원542호’가 돌연변이 육종으로 최초 확인된 후, 체계적인 유전연구를 통해 유전자 ‘flo4-4’에 대응하는 염기서열을 타 벼 품종들과 비교한 결과, ‘수원542호’에서만 확인되는 단일염기다형성(SNP)을 확인했다. ‘바로미2’는 분질배유 원천소재인 ‘수원542호’보다 병에 강하고 수발아 발생이 저감되는 등 재배안정성이 대폭 강화됐다. 게다가 만기재배 생육이 양호해 타 작물과의 돌려짓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일반 RPC의 마찰식정미기를 이용한 백미 가공에 무리가 없어 쌀가루 생산에 소규모 업체가 보유한 다양한 제분기도 활용할 수 있다. 가루 입자 크기가 작고, 손상전분이 적어제빵에서 밀가루 대체가 유망하며, 발효 속도가 빨라 주류·발효떡에도 활용성 높은 편이다. 사실상 국내 곡물자급률은 OECD 38개국 중 36위(’20) 최하위이다. 밀 수입비용은 연간 1조 4,857억 원 가량 소요될 정도로 국내 식량안보에 취약하다. 매년 평균 20만톤 쌀공급과잉으로 수천억 원의 비용이 발생되지만(20만톤 기준, 5,340억원 추정), 논 인프라(기계화율 99.3%) 및 농가인구 고령화(65세 이상, 45.8%)로 타작물로 전환이 현장에서는 어려운 실정이다. 대내외적 여건 변화로 쌀 소비형태가 가정에서의 ‘취반’에서 다양하고 간편한 ‘가공’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공산업에서 원료곡인 쌀은 즉석밥류를 제외하면 대부분 쌀가루로 제분되어 이용된다. 밀과는 달리 물성이 단단한 멥쌀을 쌀가루로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쌀을 불릴 때 발생되는 오폐수 정화와 건조 및 살균 등의 비용이 추가되어 가공중간재로서의 가격 경쟁력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따라서 쌀공급 과잉 해결 및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논 형태를 유지하면서 밥쌀용 전환이 되지 않고, 밀 대체 가능한 가곡용 쌀 품종개발 및 산업화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논에 밥쌀 대신 가루쌀(‘바로미2’)를 재배하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27년까지 가루쌀로 연간 밀가루 수요(약 200만 톤)의 10% (20만 톤)를 대체해 밀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안정적 가루쌀 원료 공급체계 마련, 산업화 지원, 쌀 가공식품 소비 기반 확대를 3대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바로미2’는 농업 온실가스 배출량의 29.7%를 차지하는 논 농업의 탄소저감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건식제분으로 기존 습식 쌀가루 제분 대비 추가로 투입되는 에너지(건조, 살균, 정화 등) 비용을 50% 이상 저감할 수 있다. 더불어 2027년까지 가루쌀 20만톤을 생산하여 밀가루 수요 중 약 10%를 대체하는 목표를 달성한다면, 식량자급률 향상((’21)44.4 → (’27) 55.5%) 및 쌀가공산업 활성화에 사회적으로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수경 농업연구사는 “지속적인 가루쌀 연구 개발 및 보급 확대를 강화할 계획이다.”면서 “저장성, 수량성 등이 향상되어 농업적 형질이 개선된 가루쌀 품종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 기능성이 향상된 분질배유를 지니는 흑미 계통을 육성해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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