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메아리]새 학기 학교 풍경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30일 14시31분

교사의 새 학기는 2월 중순부터 시작된다. 인사 발표와 함께 새 학기를 준비하는 2월은 여러 가지가 교차하는 시기이다. 보통 학교마다 새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일정을 세운다. 흔히 ‘세움 주간’이라고 한다. ‘워크숍’이란 용어도 사용한다. 새 학기의 주요 행사 일정부터 새로 맡게 된 업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논의된다. 이와 함께 교과협의회를 통해 교과목 지도 학년도 정해진다. 이렇게 몇 줄로 이야기했지만, 이 기간은 지혜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서로의 배려로 업무와 교과목 수업이 수월하게 정해지기도 하지만 진통을 겪기도 한다. 큰 문제는 아니다. 그 정도의 논의를 거쳐 새 학기를 맞이하는 것이 일상적인 학교 현장이다.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2월 말경에 많은 학교에서는 교직원이 출근하여 더욱 세부적으로 새 학기를 준비한다. 동시에 입학식 준비도 시작된다. 입학식은 졸업식과 같이 축하 공연도 곁들어지는 학교도 있다. 선배님의 축사를 듣고 기념촬영을 하면 입학식은 마무리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갈팡질팡하는 신입생에 관한 관심은 지나칠 정도로 가져줘야 한다. 규모가 큰 학교 신입생은 장소 찾는 것부터 힘들다. 새로 전입한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실제 1학년 담임의 일은 신입생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학급 규칙을 학생과 이야기하여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체 생활에서 중요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기숙형인 경우에는 더 섬세한 생활지도가 필요하다. 이제 가정생활보다 학교생활이 일상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 급식의 중요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3월 첫 주부터 교육과정 설명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학생과 상담이 이루어진다. 세심한 배려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 다문화 가정, 종교, 질병 등 민감한 분야에서는 세밀한 상담기법이 필요하다. 첫 만남에서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는 없다. 천천히 시간을 함께 나누고,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맺고, 배려 속에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각반 담임선생님의 상담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전체 교직원이 학생에 대한 이해와 공유 시간을 갖는 것도 매우 의미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학생 상담 후 관심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공유와 이해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떠한 교육 활동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은 진로부터 친구 관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민하면서 생활한다. 학기 초의 한 두 번 상담을 통해 학교생활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한다. 선생님도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잔병 치래도 한다. 그럼에도 3월을 버텨야 하니 얼마나 힘들까? 많은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게 한 달 가까이 보내면 3월 말경에 교육과정 설명회가 이루어진다. 학교 소개와 함께 다양한 학부모 교육이 이루어진다. 학교를 찾아간 학부모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하여 담임선생님과 상담하기 위해 참석한다. 충분한 상담 시간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교육과정 설명회가 마무리되면 어느덧 3월, 새 학기 첫 달이 간다.

새 학기를 맞으면 어수선하고 낯설다. 하지만 차츰 안정화가 이루어진다. 이런 성장통을 겪으면서 학교도, 학생도, 선생님도 제 역할을 찾아간다. 그래서 교육은 획일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수많은 여건과 상황을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옳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은 고등학교 전체 학생이 전국연합 학력평가에 응시하는 날이다. 답안지 필적 확인란에 ‘솔숲 끝으로 해맑은 햇살이 찾아오고’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학생에게 주는 글이라 생각한다. 새 학기가 이렇게 분주하다. 그래서 새 학기에는 학교 구성원의 배려와 지혜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학교 구성원 모두를 응원한다.

/이상훈(한국 한방고등학교 교장·진안문화원 부원장)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새전북신문 기자의 최근기사

[메아리]새 학기 학교 풍경

[지역의 재발견]국가유산에 다가오는 화마(火魔), 불

[오늘과 내일]지도자의 덕목

[온누리]나라를 살린 익산의 스타

[사설]파격 대우해서라도 시니어 의사 배치하자

[명경 최영숙의 민조시]맷 돌

[명경 최영숙의 민조시]설레는 개나리

[경제와미래]오충오균(五蟲五菌)이 망치는 나라, 산업혁명으로 살리자

[온누리]페이스북의 문제

[아침발걸음]일과 노동, 여가와 학습에 적용되는 대가의 역설

[부고] 이석영(전북대 명예교수·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고문)씨 별세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파이팅!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학생들로 활기찬 대학로 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