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2036 올림픽 유치전, 전북 한스타일로 승부"

새해는 이차전지, 바이오 등 5대 미래 먹거리 육성 박차
전주시-완주군 통합, 새만금 특별지자체 설립 또한 집중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1월 02일 15시18분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올 한해 도정을 펼치는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 파행의 아픔을 딛고 세계 한상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처럼, 2036 하계 올림픽 유치를 비롯해 미래 먹거리산업 육성과 전주권 시군 통합 등 현안을 해결하는데 도전하겠다는 얘기다. 을사년(乙巳年) 새해를 맞아 도정 운영계획을 들어봤다.

■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새로운 한해가 밝았다. 새해 도정 키워드가 있다면.

새해에도 전북도정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도전’입니다. 도전은 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을 실현하는 의지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지난해 잼버리의 아픔을 딛고, 2024년 한인 비즈니스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어려움을 반전시키는 힘이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올해는 2036년 올림픽 유치를 비롯해 기업 유치와 민생경제 회복 등 전북의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특히 이차전지, 바이오, 방위산업,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에 주력할 것이며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전북특별자치도법 특례 실행으로 가시화된 14개 지구, 특구, 단지를 신속히 지정해 전북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전북이 가는 길이 대한민국이 가는 길이 되도록 새해에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최근 전북특별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특례권 이양이 시작됐는데, 지역사회의 기대가 큰 것 같다.

전북특별법이 지난 연말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출범 이후 1년간 발굴한 75개의 실행과제 중 52건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특별법의 핵심인 농생명산업지구, 산악관광진흥지구 등 14개 특구·단지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달라질 것은 아무래도 농생명산업지구가 아닐까 합니다. 과거에는 농지 용도를 변경하거나 해제하려면 농림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농생명산업지구 내에서는 이 권한을 도지사가 직접 행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농지 활용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면서, 농생명산업지구는 단순 농산물 생산 기지가 아니라 가공, 유통, 수출, 관광까지 포괄하는 성장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남원, 장수, 진안, 익산 등 선도지구 7곳을 이미 선정했습니다. 빠르게 조성을 해서 그 효과를 도내 전역으로 확산해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친환경 산악관광 진흥지구 특례도 관심을 모으는 특례입니다. 산지관리법 특례를 통해 숲속 야영장이나 산림레포츠 시설 설치가 비교적 쉬워집니다. 또한 경사도와 표고 제한이 완화돼 개발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앞으로 산림치유와 산악레포츠 등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약 3개 지구를 지정해서 산악 지역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관광과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지역경제에서, 도민의 삶에서, 곳곳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본격적으로 만들겠습니다.

△2036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데, 어떻게 유치할 것인지.

지난해 세계 한인비즈니스대회를 준비하면서 교훈을 하나 얻었습니다. 이전까지는 5성급 호텔과 대규모 컨벤션이 대회 유치의 전제조건처럼 여겨졌습니다. 경쟁지였던 제주와 인천도 5성급 호텔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니 우리로선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유치에 뛰어든 것이죠. 기존의 평가방법과 동일한 문법으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다른 차원으로 접근하자, 호텔과 컨벤션에 익숙한 비즈니스맨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우리만의 장점인 한옥, 한식, 한복, 판소리를 보여주고 또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미래의 땅 새만금을 보여주자는 콘셉트를 제안했고, 이게 적중했습니다.

올림픽 유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글로벌 대도시인 서울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한다면 승산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인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보고 싶어 하고, 어떤 것을 경험하고 싶은지에 중점을 두면 우리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는 서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 절반이 수도권 밖의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각 지역이 저마다의 특성과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들이 연대해서 올림픽을 함께 치른다면 균형발전도 실현할 수 있고 대한민국 전체가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화두를 전북이 선도적으로 던진 것이고, 비수도권 연대를 통해서 실현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 전북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 봅니다.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 신성장동력 육성 방안은 뭔지.

전북은 이차전지, 바이오, 방위산업, 수소, 재생에너지, 이렇게 5대 신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각 산업이 가진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전북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

먼저, 이차전지 산업은 산업생태계를 고도화하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광물 가공과 리사이클링에 특화된 곳입니다. 여기에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이차전지 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석·박사급 인력들이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한 기업 지원을 위한 유관기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벤처펀드도 조성해서 혁신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습니다.

바이오산업은 그린바이오를 기반으로 레드바이오로 확장하려 합니다. 앞으로 5년간 150개 레드바이오 기업을 유치해 바이오산업의 외연을 넓히고, 전북이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방위산업은 첨단소재와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주의 탄소산업, 완주의 수소산업, 그리고 새만금의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연계해서 새만금 민·군 겸용 실증테스트베드와 연구 실증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방산기업 유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수소와 재생에너지 산업은 전북이 이미 선도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완주에 수소특화 국가산단을 조성하고,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새만금 에너지융복합단지를 중심으로 RE100 기반의 친환경 산업 생태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전주, 완주 통합 문제도 지역사회의 관심이 큰데, 어떻게 진행할 생각인지.

이번 전주, 완주 통합 논의는 과거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이전에는 주로 행정 주도로 통합 논의가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완주 군민들이 직접 통합을 건의하고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군민들이 통합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움직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완주 군민들이 통합을 통해 기대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107개의 과제를 전주시에 제안한 상태입니다. 여기에는 통합청사를 완주에 건립하는 방안,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과 같은 구체적 요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들을 전주시가 경청하고, 정책적으로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주, 완주 통합은 도지사 공약이기도 합니다. 통합이 성사되면 완주는 지역 발전의 비전을 실현할 기회를 얻고, 전주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주, 청원 통합 사례를 참고해 통합 후 완주의 기존 혜택이 12년 동안 보장될 수 있도록 조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공시설 이전, 관광단지와 산업단지 조성, 택지개발, SOC 확충 사업 등도 통합이 이루어지면 추진하겠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주민들의 뜻에 달려 있습니다. 도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중재자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주민들이 충분히 토론하고 숙의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 문제 또한 관심사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새만금 특별지자체 설립은 군산, 김제, 부안 3개 시군이 힘을 모아 새만금 개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특별지자체가 출범하면 행정비용 절감, 국가예산 확보의 우위, 안정적인 공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주민들의 생활 편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동의회처럼 3개 시군이 공동으로 협력하는 체계가 구축돼 지역간 소통과 협치를 정례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작년에 새만금 권역 공동발전 전략 연구용역을 통해 그 협력의 필요성을 명확히 했습니다. ‘상생과 공존으로 지방시대 발전을 선도하는 새만금 특별지자체’라는 공동발전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기획·행정, 관광·산업, 환경·농업 등 6대 분야에서 47개 협력과제를 도출했습니다. 연구용역 결과를 기반으로 특별지자체 설립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새해는 3개 시군과 긴밀히 협력해 특별지자체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설립 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습니다.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한데, 지역 맞춤형 소멸위기 극복책이 있다면.

인구감소는 전북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입니다. 매년 8,000명에서 1만명 정도의 청년들이 전북을 떠나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입니다. 그래서 기업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출생 대책도 필요합니다. 지난해 ‘전북청년 희망 High, 아이 Hi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합니다. 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16개 광역시도의 저출생 대책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좋은 정책들을 우리 실정에 맞춰 바꾸고 보완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전북형 반할주택’ 500호입니다. 반값 임대료로 주택에 입주하고, 자녀를 출산하면 임대료를 전액 면제할 계획입니다.

난임부부 지원도 기존의 소득이나 나이 제한을 없앴습니다. 전국 최초로 난임치료에 양방과 한방 치료를 병행 지원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전북형 무상보육을 지속하는 돌봄의 틈새를 보완하기 위해 ‘전북형 SOS 돌봄 체계’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공직자들의 육아휴직을 적극 장려하고, 손자녀 돌봄시간 제도를 도입해 공직사회부터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인구 유입을 위한 이민정책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전북만의 특화된 광역비자 시범사업으로 우수 외국인 인재를 유치할 것입니다. 초고령사회 대응도 중요합니다. 현재 전주와 정읍 등 2곳에서 시행중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기존 2곳에서 올해 5곳으로 확대합니다. 재가복지와 의료서비스를 결합한 맞춤형 돌봄으로 노인 복지를 향상하겠습니다. 워케이션 활성화를 통한 생활인구 증가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어느덧 임기가 1년 반가량 남았는데, 임기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민선 8기의 도정 슬로건은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입니다. 지난 2년간 전북의 혁신과 성공을 위해서, 무엇보다 도민들과 함께하려고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취임 이후 외부에서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전북이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을 해냈습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전북특별법 제·개정,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 그리고 세계 한인비즈니스대회 성공 개최와 같은 성과를 도민과 함께 이뤄냈습니다.

전북은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 부문을 수상하며,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기업하기 좋은 전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계속 도전하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전북이 변하고 있고 더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도민들과 함께 전북의 미래를 향해 전진할 것입니다.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도전과 혁신, 성공과 성과가 선순환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도민 삶의 질 향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 성과가 아니라, 백년동안 전북을 든든히 지탱할 발전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성장 기반을 전북에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도정 과제가 적지않은데, 도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난 한 해 우리는 함께 도전하며 전북의 가능성과 저력을 확인했습니다. 세계 한인비즈니스대회의 성공은 전북의 역량을 세계에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단합과 헌신이 만들어낸 성과였고, 도민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새해에도 전북의 도전은 멈추지 않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시행으로 농생명산업과 산악관광 등 특화된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겠습니다.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어 도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겠습니다. 2036년 올림픽 유치라는 담대한 도전도 이어가겠습니다.

전북이 하는 모든 도전은 도민의 삶과 민생을 향합니다. 다가오는 2026년 새해에도 도민을 위해, 더 특별한 전북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겠습니다.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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