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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때 아닌 특수 누린 빨래방

아파트 단지, 동파방지 위해 세탁 금지
빨래방에 사람 몰려 한 때 대기번호 받고 기다려
세탁업계 "한파특수로 매출 20% 뛰었다"

기사 작성:  양정선
- 2021년 01월 13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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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주의 셀프 빨래방에서 한 여성이 빨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13일 오전 전주 송천동 한 셀프 빨래방에서 만난 주부 김모(41)씨는 양손 가득 들고 온 빨랫감을 정리하느라 여념 없었다. 김씨는 지난 7일을 끝으로 일주일 가까이 빨래를 제대로 못 했다. 아파트 배수관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세탁 오수가 아래층 베란다를 통해 솟구치는 역류 현상이 나타난 탓이다. 아파트 경비실에서는 “세탁기를 돌리지 말아 달라”는 안내방송을 매일같이 반복했다. 급한 대로 손빨래를 했지만 탈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옷에선 냄새가 났다. ‘며칠 만 참아보자’며 지난 주말부터 쌓아둔 네 식구의 빨래는 장바구니 6개를 꽉 채웠다.

김씨는 “하루만 더 버텨볼까 했는데 당장 필요한 수건이 떨어져 세탁물을 들고 빨래방을 찾았다”며 “2시간 전부터 시작했는데 이제 겨우 반 줄었다”고 했다.

북극을 연상케 하는 한파가 지나간 자리에 난데없이 ‘빨래’라는 과제가 남았다. 배수관과 세탁기가 강추위를 버티지 못하고 얼어붙으면서다.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세제 섞인 물이 아파트 저층에 사는 가정을 덮치면서, 층간소음 못지않은 세대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강모(38‧삼천동)씨는 “주말부터 매일같이 베란다 청소만 하고 있다”며 “관리실에서 ‘오늘까지 세탁기를 돌리지 말아 달라’고 방송했는데도 위층에서 말을 안 듣는다, 층간 소음보다 더 한 고통이다”고 하소연했다.

산더미처럼 쌓이는 빨랫감에 콧노래가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셀프 빨래방 등 빨래 전문 업체 운영자들이다. 전주 효자동에서 세탁기 5대가 있는 무인 세탁방을 운영하는 박모(51)씨는 지난 9일부터 손님이 몰리자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아내와 번갈아 가며 매장을 지키고 있다. 빨래가 다 되면 자리에 없는 손님을 대신 세탁물을 꺼내거나, 대기번호표를 나눠주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한파특수를 톡톡히 누리면서 매출은 배 이상 뛰었다. 박씨는 “한파가 시작되면서 방문객이 3배 정도 늘었고, 하루 매출도 평균 20만원 정도였는데 9일부터 50만원 가까이 벌린다”고 말했다.

전주 송천동에서 세탁방을 운영하는 유모(58)씨는 “코로나로 사람들이 외출을 잘 안 하면서 지난해보다 세탁물이 70%가까이 줄었었다”며 “지금은 ‘집에서 세탁기를 못 쓴다’며 드라이 할 필요 없는 의류까지 밀려들어오고 있어 매출이 30% 가까이 회복됐다, 날이 풀리는 게 아쉬울 정도다”고 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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