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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순창과 돼지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11월 17일 13시52분
순창군 적성면 채계산에 있는 동굴이 금돼지굴이다. 낭자머리에 비녀를 꽂은 형상 같다는 채계산은 지형학 용어로 호그백(hog back)에 해당한다. 적성현(赤城縣)은 고려 말 조선 초에 폐현된 바, 금돼지굴에는 적성 원님의 부인과 금돼지에 관련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적성현에 부임하는 원님의 부인들마다 실종되는 일이 계속되자 새로 온 원님은 꾀를 내어 부인의 허리춤에 명주실 타래 하나를 매달아 두었다. 며칠이 지난 깊은 밤, 아니나 다를까 일진광풍(一陣狂風)이 일면서 원님은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한참 뒤에 깨어난 원님이 부인을 찾아 명주실을 따라가 보니 바로 채계산 금돼지굴이었다. 그러나 돼지가 크고 용맹스러워 함부로 다가갈 수가 없었다. 원님은 이속들과 지키고 있으면서 기회를 노렸다. 이 때 굴 안에 있던 부인은 금돼지에게 희롱을 당하는 와중에 금돼지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사슴 가죽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부인은 마침 가지고 있던 사슴 가죽으로 꾸민 문갑 열쇠 끈을 금돼지의 코에 가져다 대어 금돼지를 죽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이다. 무량사에서부터 급경사의 사면을 올라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안부(鞍部) 약 10m 아래에 형성된 금돼지굴이 보인다.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무량산(無量山)은 물산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음을 뜻한다. 현감 양산보(梁山甫)가 멧돼지를 잡았는데 뱃속에 ‘무량’이란 글자가 있어 무량산으로 불렀다는 전설이 있다.

전국의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한 곳이 순창이다. 서거정은 '귀래정기(歸來亭記)'에서 '순창은 호남의 승지로 즐길만한 산수와 기름진 토지가 있고 많은 새와 물고기가 있다[淳(昌) 湖南之勝地 有山水之樂 土田之饒 禽魚之富]’라며 살기 좋은 순창이라 말했다. 이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자연의 조건이 좋은 땅이 순창이라 호남의 승지 순창이라고 한 것이다. 쌍치면은 지명에서 실(室)은 집터이고, 굴(窟)은 음택 묫자리이며, 곡(谷)은 음양택이 공유한다. 쌍치면에는 15실이 있다. 옥촉봉 서남쪽에 우보외양(牛步畏養) 형상의 외양실, 승어작살(昇魚斫殺) 형상의 승어실, 이어저통(鯉魚樗通) 아래 이어터실(鯉魚攄室) 형상의 터실, 삵쾡이[狸] 형상의 사리실, 옥녀직금(玉女織錦) 형상의 복실, 까마귀의 다리로 먹이를 찾아 걸어가는 형상의 오도실, 사두의 청룡과 거북이 형상, 백호의 무동실은 안산이 무인이 타는 말 형상을 하고 있다. 가마솥 형상의 부정 마을의 가마실, 늙은 암퇘지가 새끼 여러 마리를 낳아서 기르고 있는 돼지 새끼굴의 삽시산홀 형상의 삽실, 빈우독모(牝牛犢母) 형상의 우모실, 묵우음수(墨牛飮水) 형상의 먹우실, 계변용체(鷄變龍體) 형상의 금성리가 있다. 순창지역에는 다양한 형상의 명당이 자리하고 있는 바 이처럼 죽어서 좋은 땅이 있는 음택지도 많은 순창이지만 살아서도 좋은 양택지가 많은 순창이기에 ‘생거 순창(生居淳昌)’이라 불러도 되리라. 순창군 채계산출렁다리는 순창 여행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곳이다. 지상에서 최대 90m 높이에 떠 있는 출렁다리 위, 중간전망대, 어드벤처전망대 등 각각 다른 시점에서 다리를 만끽할 수 있다. 이 가을, 다리에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과 적성 들녘의 풍경도 압권이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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