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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자연스러운 눈의 노화 현상, 노안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8월 06일 16시06분

우리가 흔히 20대 중반이 되면 신체 성장이 멈춘다고 말하듯, 눈의 굴절력 변화도 이 시기 이후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장의 정점을 지나면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노화는 진행된다. 나이가 들면서 흰머리와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눈에도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노안’이다. 빠르면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부터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거나 힘들어지는 증상인 노안이 시작된다.

노안은 눈 내부의 렌즈인 ‘수정체’와 이를 조절하는 ‘모양체근’과 ‘모양소대’의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가까운 물체를 볼 때는 수정체의 곡률(굴곡)과 두께가 변화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모양체근과 모양소대가 수축하고 이완하며 수정체를 변화시킨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들의 탄력성이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수정체의 곡률과 두께의 변화가 어려워지면서 조절력이 감소하고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노안은 흔히 원시(일반적으로 먼 곳은 잘 볼 수 있지만, 가까운 곳을 보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굴절이상, 단 원시의 정도와 조절력에 따라 차이는 있다)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원시는 안구의 굴절력이나 길이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지만, 노안은 눈의 노화로 인한 조절 기능의 감퇴로 발생한다.

초기 노안은 오랜 시간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눈의 피로를 쉽게 느끼거나, 가까운 물체와 먼 곳을 번갈아 볼 때 초점을 변화시키는 것이 어려워지는 정도의 불편함을 겪는다. 증상이 진행되면 결국 가까운 물체를 점점 멀리 두고 보게 된다. 스마트폰을 점점 팔을 최대로 펴야만 글자를 볼 수 있고, 더 이상 팔이 닿지 않는 거리에 두어야 볼 수 있는 ‘노안’을 부정할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문제는 노안이 흰머리나 주름처럼 외형적으로 눈에 띄지 않다 보니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특히 “노안용 안경(근용안경, 돋보기)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근용안경 착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근용안경은 시력을 교정하기 위한 수단일 뿐인데, 노화와 노안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심리적 거부감을 느낀다.

젊은 시절 시력이 좋아 안경을 착용하지 않았던 사람들, 특히 시력이 1.0 이상 나왔던 사람들의 경우, 실제로는 경미한 수준의 원시였을 확률이 높다. 원시는 멀리있는 물체를 볼 때에도 조절을 해야하지만, 조절력이 풍부한 젊은 시절에는 가까운 곳을 보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노화로 조절력이 감퇴하게 되면 같은 거리의 물체를 볼 때 정시보다 더 많은 양의 조절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노안 증상을 체감한다. 그런데 이들은 “내가 또래보다 빨리 늙어버렸나?”라는 생각과 “나는 눈이 좋았는데”라는 자부심 때문에, 노안 안경 착용을 받아드리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안은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오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나만 겪는 문제도, 병도 아니다. 무리해서 참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눈의 변화를 인정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교정하여 가까운 물체를 보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현명한 선택이다.

/정수아(원광보건대 안경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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