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귀감(龜鑑)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14일 16시50분

귀감(龜鑑). 본보기가 될 만한 언행이나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귀(龜)는 오랜 옛날 거북의 등껍질에 불을 그을려 점치던 것을 의미하는 글자이고 감(鑑)은 자신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보기 위해 세숫대야에 물을 떠놓고 자기 모습을 비추어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귀감은 길흉이나 미추를 판단해주는 기본도구인 셈이다.

'사회에 귀감이 될 만하다'는 말을 들어본지 오래다. 그만큼 귀감이 될 만한 사람들이 귀해져서인지 모르지만 시민들의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정보접근성이 높아져 개인의 의견과 선택이 더 중요해진 시대적 특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어지러운 시대, 점점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시대에 귀감의 중요성은 더 커진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7일 경기도 동두천에서 한 중학생의 선행이 화제가 되고 있다.

폭염속에서 농작물을 팔고 계시는 할머니께 자신이 틈틈히 모은 용돈 5만원중 3만원을 건넸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할머니가 물건을 빨리 팔고 집에가서 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는 학생의 배려심이 빛났다.

이 학생의 선행이 화제가 된 이유는 우리 사회에 이런 따뜻한 행동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이 각박하고 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실감나는 요즘 이런 귀감이 되는 선행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지금으로부터 30년전 필자가 대학생이었을때 군대를 다녀와 2학기에 복학한후 쌀쌀한 날씨의 12월이었다. 친구들과 모임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육교밑에서 떡볶이를 팔던 아주머니가 있었다. 대학교 1학년때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계셨으면 이정도 연배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고 나는 주머니에 있던 돈을 털어 남아있는 떡볶이를 모두 사가지고 왔다.

날도 추운데 떡볶이를 빨리 팔고 집에가서 쉬셨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때의 심정이 지금 동두천 중학생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더 살기 좋고 따뜻한 사회를 위해 주변에 작은 관심과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한 학생의 작은 선행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귀감이 되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나비효과가 되길 기대해 본다.

정금성(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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