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도지사 사퇴하라", 완주군민 대화 또 무산

-전주권 통합 반대진영 군민대화 원천봉쇄 파행
-김 지사 "비민주적 유감, 9월 안에 결론 맺기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6월 25일 16시07분

김관영 도지사가 25일 오전 완주군청에서 예정됐던 군민과의 대화가 무산된 직후 거칠게 항의하는 전주권 통합 반대론자와 취재진 등이 뒤엉킨 현장을 무거운 표정으로 빠져나가고 있다./정성학 기자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와 완주군민과의 대화가 또다시 전주권 통합 반대진영의 거센 항의와 원천봉쇄로 파행 끝에 무산됐다.

김 지사는 예고대로 25일 오전 연례행사인 시·군 방문차 올해 마지막 행선지인 완주군청을 찾았다.

유희태 군수와 유의식 군의장 등 지자체측과 지역현안을 논의하고, 군민들과는 진솔한 대화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7월 말 전주권 통합 반대진영에 가로막혀 무산된데 이은 두번째 시도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김 지사를 맞이한 사람들은 수백명의 전주권 통합 반대론자들.

이들은 “김관영 지사가 강압적이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시·군 통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격렬히 항의했다. 전주와 통합하면 완주 주민들은 세금이 늘고 전주시 부채와 혐오시설만 떠앉게 된다는 이른바 ‘3대(세금·부채·혐오시설) 폭탄설’ 또한 재차 설파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데 따른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아울러 “내년 6월 지방선거 또한 출마해선 안된다”며 재선 포기를 촉구했다.

지역구 도의원과 군의원 등 지방의원들도 “전주와 통합을 결사 저지하고, 완주를 10만 자족도시로 완성하자”며 한목소릴 냈다. 이들은 삭발과 함께 결연한 의지도 표했다.

군청사 앞마당에서 시작된 반대진영의 항의시위는 어느새 청사 안까지 확산하는 등 갈수록 거세졌다. 완주군민과의 대화는커녕 군의회 방문조차 거절됐다.

결국, 김 지사의 완주군 방문은 이번에도 지자체 업무보고와 출입기자 간담회를 끝으로 1시간여 만에 서둘러 마무리 됐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양측간 옥신각신 고성이 오가고,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이렇다할 부상자는 없었다는 점이다.

급거 귀청한 김 지사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유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최종적으론 다수결 투표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고, 다수는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12.3계엄사태 이후 민주주의 회복 탄력성을 자랑으로 삼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이런 행태들은 매우 아쉬운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완주군민들 앞에서 직접 설명을 드리고 군민들의 목소리 또한 직접 들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대화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우리 모두가 전북도민인만큼 찬성하든, 반대하든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대화로 지역의 미래를 논의해 나가야 한다”며 대화를 거듭 호소했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선 “어떤 식으로든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6월 통합시장 선출을 가정한다면 늦어도 올 9월 안에는 (주민투표나 지방의회 결의, 관련법 제·개정 등) 통합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 돼야 한다”며 그 결정권을 쥔 새정부의 행안부 장관 임명 절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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