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 힘겨워하는 청소년의 외침에 귀기울여야

부산 아파트서 고교생 3명 숨져
삶 옥죄고 있는 교육 바꾸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6월 25일 13시36분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고등학생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학업 스트레스, 부담감이 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21일 새벽 1시 39분쯤 부산 한 아파트 화단에서 부산 A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3명이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숨진 3명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 사이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 CCTV에는 이들이 전날 오후 11시 42분쯤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에서 내리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찍혔다. 이 아파트는 3명 모두 살지 않는 아파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 모두 유서를 남겼으며, 유서 내용은 대부분 학업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크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폭력 등 다른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신체에서도 별다른 폭행 징후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산시교육청은 공동대책반을 구성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부산 고등학생 3명의 사망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과 깊은 슬픔을 주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교육현장이 어렵고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서이초 교사 교권침해로 인한 사망사건, 대전 모 초등학교 학생 살해사건, 제주 모 교사의 교권침해로 인한 사망사건, 이번 부산 고등학생 사망 사건 등. 교육현장이 갈수록 혼란의 늪에 빠지고 있는 느낌이다.

OECD 자살률 1위에 더해 청소년 자살률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과도한 학업스트레스와 온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폭력 및 대인관계 문제 등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위험요인들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정상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재명 정부는 교육개혁과 교단안정화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조속히 실천해야 할 터이다.

학교와 사회는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일방적인 규율과 성적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인간답게 존중받고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들의 고통은 사회가 들어야 할 외침이다. 무엇보다도 경쟁과 입시 위주의 교육, 감정과 고통을 나눌 시간이 사라진 학교, 성장의 기쁨이 아닌 성과와 평가 중심의 정책들 모두가 청소년의 삶을 옥죄고 있는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

이제라도 교육 당국과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을 수립하고, 정기적인 점검과 평가를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원들이 힘겨워 하지 않도록, 아이들이 더 이상 고통 속에서 방치되지 않도록 이제는 정부와 시스템이 답해야 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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