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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달그락] “사교육 없이 학교공부만으로 충분할까?”

사교육과 공교육 사이, 청소년의 하루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6월 11일 14시49분

청소년기자단 교육진로팀은 공교육과 사교육을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실제 삶을 들여다보았다. 실제 중학교 3학년 청소년 A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 교육과 군산시 공부 도우미 서비스인 ‘공부의 명수’를 활용하여 공부를 하고 있다. 청소년 B는 학교와 더불어 전 과목을 가르쳐주는 학원에 다니고 있다. 두 청소년의 일상을 비교해보았다.

중학교 3학년인 청소년 A는 사교육 대신 학교 수업과 군산시에서 운영하는 ‘공부의 명수’ 프로그램을 활용해 공부하고 있다. ‘공부의 명수’는 대학생 멘토가 1:1로 주 1회 수업을 진행하며, A는 토요일 오후마다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수업 전에는 미리 숙제를 완료해 인증사진을 전송하고, 수업 시간에는 과학의 소단원 한 개 정도를 집중적으로 학습한다. 수업 후에는 진도 교재를 기반으로 복습 문제를 풀고 채점해 멘토에게 제출한다. 단원이 끝날 경우에는 대단원 평가도 포함되며, 시험 기간이 가까워지면 시험대비 교재에서 숙제가 주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학습 방식은 A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다. A는 “시험 성적이 확실히 올랐다”고 말하며, “학교 수업보다 이해가 더 잘 된다. 모르는 부분은 바로바로 질문하고 답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특히 1:1 수업의 장점과 함께 교재 지원도 만족스러운 부분으로 꼽았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한 번에 하나의 과목만 신청할 수 있어 여러 과목을 병행하기 어렵고, 지원되는 교재가 한 권뿐이라 시험이 끝날 무렵에는 추가 교재를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 A는 “여러 과목을 동시에 신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학교 수업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평일에는 오전 8시 40분까지 등교하고 오후 4시 30분쯤 하교하는 일과를 반복하지만, 공교육만으로는 진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고 느낀다. A는 “학교 선생님들조차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기준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 같다”며, “사교육이 없으면 기초부터 따라가기 어렵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해가 더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또한 “질문하려고 해도 눈치가 보여서 어렵다”며, 공교육 내에서의 학습 환경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진로 교육과 관련해서는 “공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는데 진로부터 정하라고 한다”며, 실질적인 학습 지원 없이 진로 탐색을 강요하는 구조에 대한 고민도 나타냈다. A는 “공교육이 중심이 되고, 사교육은 보조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교육과정도 자꾸 바뀌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B는 공교육과 함께 사교육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인 그는 평일 5일 동안 학원에 다닌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수업 시작 10분 전쯤 학원에 도착한다. 학원 수업은 하루 3교시, 총 2시간 15분가량 진행되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1·2교시에 수학과 영어가 고정되어 있고, 3교시와 금요일에는 국어, 역사, 사회, 과학 등이 배정된다. 수업이 끝난 후 다시 하원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 시간은 이미 지나 있다.

학원 생활은 단지 수업 시간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날그날 받은 숙제를 소화해야 하는데, 특히 수학 과목의 숙제는 양이 많아 밤 10시에 시작해 새벽 2시가 다 되어 끝나는 경우도 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정은 청소년 B에게 큰 정신적 피로를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그는 “학원을 통해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고,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원에서 선행 학습을 하기에 학교에서는 복습처럼 느껴져 부담이 덜하다고 느낀다. 이는 일정 부분 학원의 효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의식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는 “이제는 학교 수업이 학원 수업을 따라가는 느낌”이라며,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중심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원을 다니는 청소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친구들과 교류할 시간을 빼앗기는 상황이 되고 있다. “학원이 공부 목적이 아니라 친구를 사귀기 위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고 말하며, 사교육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문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교육과정의 변화에 대해 그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중학교에서 배우게 되면서, 예비 중1이나 고1 학생들이 더 빨리, 더 많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마다 바뀌는 공교육 정책은 학원처럼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학교 교육의 한계를 드러내고, 이는 자연스럽게 사교육의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런 시스템들이 결국에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청소년 B는 “내가 이런 암울한 유년기를 보냈으니 자신의 자식들에게는 이런 일들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아예 낳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만약 낳더라도, 위와 같은 일들이 계속적으로 반복 되니 결국엔 똑같은 영향을 미친다. 학교란 우리에게 배움뿐만 아니라, 사회를 나가기 위해 기반이 되어주는 발판 과정이지만 이제는 그저 대학을 가기 위한 도구로 밖에 사용되지 않는다. 평소에는 쉽사리 생각했던 사교육의 문제점들이 하나씩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저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공교육이 중심이 되고, 사교육은 보조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취재를 하면서 만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은 사교육이 오히려 중심이 된 것처럼 보였다.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고, 공부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는 말이 많았다. 이러다 보니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뒤처지게 된다.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공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는 청소년들이 단순히 성적만 올리는 곳이 아니라, 진짜 배움을 얻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공교육이 지금보다 훨씬 더 탄탄해져야 한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꼭 필요한 과목을 제대로 배울 수 있게 제도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공교육이 제대로 서야,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우리 모두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연우, 최서현 청소년 기자

취재후기

이번 취재를 통해 같은 또래 친구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더 깊이 알게 되었다.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한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떤 교육이 필요할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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