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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벚꽃, 꽃비가 되어 내리다

연석산우송미술관, 송관에서 '먹빛 소나타'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4월 20일 13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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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석산우송미술관이 25일까지 송관에서 '먹빛 소나타'전을 갖는다.

격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여유와 위로를 느낄 수 있는 이 자리는 만개한 벚꽃이 꽃비가 되어 내리는 시절에 어울리는 기획전. 먹빛으로 자기 생각, 감정, 세계관을 담아낸 문인화와 기악을 위한 독주곡 또는 실내악인 소나타(Sonata)를 합성한 개념적 전시명이다.

문인화는 학자나 관료들이 자신을 성찰하면서 교양을 고양하기 위한 그림이다. 사실적 묘사보다는 자신의 철학을 담아 간략한 표현으로 사물의 본질을 표현한 것.

수묵으로 여백을 중시하면서 산수화나 매화·난초·국화·대나무 등 사군자를 주요 소재로 한다. 뭔가를 채우려는 욕망을 덜어내고 소재에 담긴 사의성을 녹여내는 것. 손보다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김연의 '바람 속으로는'은 대나무를 마음에 담고 한 호흡으로 쳐 내린 필세(筆勢)가 활짝 핀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답다. 바람 따라 날아온 해사한 나비를 잎새가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화제와 여백이 하나가 된, 담묵(淡墨)을 활용한 붓의 유희다.

김채리의 '청매화'는 흰 빛깔에 은은하게 초록빛을 머금은 청매화가 푸르고 둥근 달을 벗 삼아 유려하게 늘어져 있다. 윤미나 '새와 연'은 대담한 여백을 살려 활짝 핀 연꽃과 새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은혜영의 '수세미'는 여름 태양 속에서 노란 꽃을 피우고 자란 실직한 수세미 아래 ‘눈으로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보아야 해’라는 금언을 더한다. 장미진의 '들국화'는 연한 먹색으로 표현한 괴석 사이에 담담하게 피어난 들국화에 청색을 얹어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

조태현의 '대나무'는 푸른 둥근 달이 뜬 밤에 창공을 유영하는 새처럼 비상하는 댓잎이 봄소식을 전하는 듯하다.

정여훈 학예연구사는“성숙한 철학이 배어 있는 작품들은 보는 사람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위로를 주고 있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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