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한국전쟁 전후 양민 학살의 기억을 묻다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 김지연 사진전 ‘매몰’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4월 20일 12시51분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이 22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열려 김지연 사진가의 개인전 '매몰'을 갖는다.

전시는 한국전쟁 전후 양민 학살의 흔적을 주제로, 옥양목천 위에 인화한 19점의 사진 작품을 통해 비극의 현장을 시각적으로 되짚는다.

‘매몰(埋沒)’은 제주 4.3사건과 여순사건 등 해방 이후 혼란기(1947~1952)에 벌어진 민간인 학살 사건을 재조명하고자 기획된 전시다.

사진에 담긴 장소들은 단지 특정 지역의 기록이 아닌,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상처이자 오늘날에도 되돌아봐야 할 역사적 교훈으로 제시된다.

작가는 “왜 슬픈 역사는 되풀이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 2012년 순창과 담양 사이의 한 도로변에서 발견한 ‘양민 학살 매몰 지역’ 현수막을 계기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장을 직접 촬영하고, 지역 유가족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깊이 있는 취재를 이어갔으며, 전시는 그 기억의 시각적 기록물이다.

작가는 “진실과 정의는 죽고 이념만 살아남은 시대의 흔적을 사진에 담았다”며, “정쟁보다 실익을, 당파보다 인간의 존엄을 우선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작가는 진안의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의 관장으로 활발한 사진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이다.

지금까지 17권의 사진집과 3권의 사진 산문집을 출간했다. 대표작으로 '정미소', '자영업자', '99명의 포옹' 등이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이면을 조명하는 사진 작업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26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작가와의 대화’ 행사다. 관람객들은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에 담긴 배경과 문제의식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작가는 전주시를 기반으로 2002년 사진과 인연을 맺고 개인전 약 20여 회, 다수의 그룹전을 열었고 다수의 사진집 출판했다. 2006년 진안군에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를 세워 기획전시를 통해 근대 유산 문화 재생산을 시도했다. 2013년부터 서학동사진미술관(옛 서학동사진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전시를 꾸준하게 기획해 지역 사진 문화를 꽃피운 공로를 인정받아 2023 한국여성사진가협회(KOWPA) 사진상을 수상했다./이종근기자

■ 이종근 기자의 최근기사

한국전쟁 전후 양민 학살의 기억을 묻다

침묵, 말 없음의 있음

석지 채용신의 ‘삼국지연의'로 보는 민화의 역사와 현대적 해석

한국 전통 목판 인쇄술, 한·중 문화 교류의 상징

만개한 벚꽃, 꽃비가 되어 내리다

한국전쟁 전후 양민 학살의 기억을 묻다

박서보의 묘법은 단색화(Dansaekhwa) 운동의 중심에 자리

전주부채문화관 예술가콜라보, ‘이기연 초대전-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이 한 편의 시]선운사(禪雲寺)

우리 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조망

[금요수필]개(犬)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캠퍼스텃밭에 모종 심는 시민들

새만금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노인대학 입학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