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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시인, '미당(未堂) 시의 원형적 공간과 그늘' 주제로 미당시 특강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4월 09일 14시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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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시인(백제예술대 명예교수), 미당문학회 회장이 7일 고창웰파크시티에서 '미당(未堂) 시의 원형적 공간과 그늘'을 주제로 미당시 특강을 가졌다. 다음은 요지다.



미당의 사랑은 미래와 공존하는 영원주의에 있다. 그것은 현실적 한계상황을 극복해 가고자 하는 일종의 보상기제로서 세대 계승을 통해 영속되기를 희망하는 그의 영생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사랑은 늘 슬프고 애달픈 데가 있다. 그러면서도 용케도 그것을 참고 견디어 나갈 수 있는 근거, 곧 한국적 한(恨)이 승화된 애이불상(哀而不傷)의 세계이도 하다.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미래의 시간 속에서 함께 숨쉬고자 하는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의 방정식이기도 하다.

'문학 소년이 되면서부터 이내 그 영원성이라는 것에 무엇보다도 더 많이 마음을 기울여 온 것만은 사실이다. ∽ 그럴러면 한 시대의 한계 안에서 소멸되고 말 그런 내용이 아니라 어느 때가 되거나 거듭거듭 문제가 되는 그런 내용만을 골라 써야 한다. 일테면 이별, 상봉, 질투, 비애와 절망과 희망, 또 生과 死, 이런 어느 시대에나 공통될 인생의 문제, 이걸 나는 영원 속에 이어서 독자에게 작용할 수 있는 내용,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작품의 영원성이다.(서정주, ‘내가 아는 영원성’, '미당수상록', 1976, 107-108면)'

미당의 시 '춘향유문'도 이러한 그의 영원주의가 나타나 있다. ‘한 시대 안에서 소멸되고 말 그런 사랑’이 아니라 시공과 생사를 초월할 수 있는 자력적(自力的) 구원의 세계가 그것이다. ‘죽어서 땅 밑 검은 물로 흐르거나’ 하늘에 올라 구름으로 나르다가 어느 날 ‘소나기 되어’ 이승으로 다시 돌아 올 거라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한 중도(中道)의 사랑이 그의 시 속에서 시공을 초월하고 있다.

옥중 춘향이가 죽음 직전, 이도령에게 유언하는 그의 영원한 사랑의 시이다. ‘천 길 땅 밑’이나 ‘도솔천’에 가서라도 항시 ‘도련님의 곁’이라는 춘향의 사랑, 그러기에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서라도 우리는 언제나 함께 있을 거라는 시공을 초월한 윤회적 영생관으로 현실의 고난을 극복해 가고 있다.

'내가 꿈꾸고 있는 것은 영생(永生)이야(......) 자기 자신을 육체로만, 일상과 현실에 묶인 몸뚱아리로만 보지 말고 영원한 정신적 생명으로 보아야 하지 않겠나. (......) 인생은 선악의 시비로만 따지면 불행해져. 선악 시비 이전의 순수상태가 중요한 것이지(서정주, '문예중앙' 1998년 여름호에서)'

‘미당의 시적 상상력은 불교의 인연설에 기대어 윤회관을 바탕으로 생명의 원환성(圓環性) 혹은 영원성을 노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문태준, 「영통의 감각」, 『미당문학』 08호, 2019. 7.1.) 이러한 미당의 낭만적 기질이 불교의 영원주의로 굳어지면서 그의 시는 자연스레 현실과 거리를 두게 된다.

김회장은 남원 출신으로 전주교육대학교, 전주대학교, 원광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 ‘산행일기’, ‘나의 시’, ‘하나의 산이 되어’, ‘그리움만이 그리움이 아니다’, ‘겨울 운동장’, ‘말하는 나무’, ‘흘러’, ‘그림자 산책’ 등이 있으며, '한국 현대시의 생성미학' 외 1권의 평론집을 냈다.

전북문화상, 제11회 백양촌문학상, 제10회 한국비평문학상, 제29회 시문학상, 제24회 전북문학상, 제12회 대한문학상, 제35회 조연현문학상, 제7회 중산문학상, 제29회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백제예술대학교 명예교수, ‘온글’, ‘미당문학’발행인, 계간 ‘씨글’ 주간, 전라정신문화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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