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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파이어, 헬프미 헬프미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09일 14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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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산불로 인하여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에게 위로의 마음을, 진화 작업 중 순직하신 헬기 조종사님과 소방관님에게 애도와 감사의 마음을 그리고 사회봉사를 한 모든 이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습니다.



내 삶에서 2018년 1월은 가장 숨 막혔던 순간으로 잊어 버릴수가 없는 시간이다. 같은 대학에 2번의 연수와 1번의 Visiting scholar를 갔다. 대학에 도착한 날 행정 부서에 가서 숙소 키를 수령하고 설명을 들었다. 나의 숙소는 고층의 학생기숙사와 달리 3층으로 중문 보안키를 찍고, 호실은 자동키가 아닌 열쇠로 돌려서 열게 되어 있었다. 늦은 저녁에 따뜻한 커피 한잔이 생각났다. 인덕션에 물을 올렸는데 부족한 것 같아 보완키만 들고, 물을 가지고 문을 여는데 내 방문이 잠겨 밖에서 열리지가 않는 것이다. 내 문이 나가면 자동으로 잠긴다는 사실을 그 순간 알게 됐다.



건물 밖으로 무조건 뛰어 나가서 학생기숙사 현관문을 두들겼다. “헬프미, 헬프미, 에머젼시, 파이어, 플리이즈 헬프미”를 엄청 외쳤다. 바로 옆건물 3층이 내 속소인데 인덕션에 물이 끓고 있는데 문이 잠겨 들어갈 수가 없으니 제발 마스터키를 주라고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바로 마스터키를 줄꺼라고 생각을 했다. 당직은 어디엔가 전화를 하더니, 몇분이 지나고 허리에 총을 찬 경비가 왔다. 경비는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말고 밖에 있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경비가 나오자 마스터키 주세요, 인덕션이라 이 건물로 들어가는 전기를 차단시켜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몇분이 흘렀다. 그런데 엄청 큰 빨간 소방차와 영화에서 본 완전 무장한 소방관 3명이 손에 문을 뜯기 위한 큰 쇠를 들고 나타났다. 또 순막히는 순간이 흘렀다. 대학 경비가 마스터키를 가지고 나타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행히 기숙사 천장에 그을림이나 이런 것은 없었지만 그릇은 타고 물은 이미 다 없어졌다. 인생에서 가장 긴박했던 20여분의 시간이 흘렀다.



소방관이 나에게 여권을 주라는 것이다. 나는 소방관에게 대학에서 자동문이란 사실을 설명 듣지 못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학장에서 받은 Visiting scholar 문서를 보여주자 소방관은 돌아갔다. 다음날 지인이 대학 전체에게 보내진 메일을 보고 전화가 왔다. 또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 이 나라에 입국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도 했다. 대학에 메일을 보내 화재 사고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자동문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이야기를 했다. 대학에서는 내 숙소를 방문하더니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정말 자동문이구나 하면서 돌아갔다. /김자옥(원광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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