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3년간 노동자 5명 숨진 세아베스틸, 법정 공방 시작

검찰 “반복된 사고, 안전 확보 의무 위반” 주장
첫 공판서 혐의 전면 부인…“안전 조치 다했다”

기사 작성: 김상훈 - 2025년 03월 20일 15시19분

3년 사이에 노동자 5명이 숨진 세아베스틸 산재 사건이 본격적인 법적 공방을 시작했다.

19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부장판사 이민영)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아베스틸 전 대표이사 A(60)씨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번 재판은 2022년 5월과 9월, 2023년 3월에 발생한 세 건의 사망사고를 다루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5월에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지게차와 충돌해 숨졌고, 같은 해 9월에는 크레인 적재 과정에서 노동자가 끼여 사망했다. 이듬해 3월에는 공장 내 연소탑에서 고온의 철강분진이 무너져 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4월 협력업체 직원이 파이프에 맞아 숨진 사고는 수사가 진행 중으로 검찰 기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같은 공장이지만 다른 장소, 다른 공정에서 사고가 발생했기에 이번 재판은 원청인 세아베스틸과 협력사 및 관계자 등 피고인만 17명에 달한다.

이번 사안에 대해 검찰은 “연이은 사망사고는 근본적 안전관리 미흡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협력업체 작업이라 하더라도, 원청이 전반적인 안전 체계를 갖추지 못해 위험요소를 반복적으로 방치했다는 논리다.

이날 세아베스틸 측 변호인은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하고 안타깝다”면서도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은 “사고가 발생한 공정마다 특수성이 달랐고, 회사는 법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안전조치를 이미 이행했다”며 ”개별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지 원청에 구조적 책임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한 “협력업체가 주도하는 업무에 대해서도 원청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감독을 해 왔다”며 “ 각 사고마다 재발 방지 대책을 빠르게 마련했고, 노동청 지적 사항 역시 즉시 개선해 왔으므로 기업이 안전 의무를 방치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협력사들도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상태지만, 이들 대부분은 혐의를 인정하거나 크게 다투지 않는 분위기다. 재판의 초점은 결국 세아베스틸이 반복된 사망사고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지로 모이는 분위기다.

법원은 다음 달 15일 공판 준비 기일을 잡아 추가 증거와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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