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지방선거 앞둔 지자체, 선심성 사업 남발 우려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부당한 사용 제한할 통제장치 허술
-역대급 재정난 속에 비상금까지 탈탈 털어 써버릴 우려도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3월 20일 15시15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마다 선심성 사업을 남발할 우려, 특히 역대급 재정난 속에 비상금(통합재정안정화기금)까지 탈탈 털어 써버려 곳간이 텅텅 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 경계 필요성이 제기됐다.

20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운용에 관한 조례를 살펴본 결과 이 같은 우려가 적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세입여건이 괜찮을 때 여유재원을 적립해뒀다가 세입여건이 나빠지면 꺼내 쓸 수 있는 일종의 비상금이다. 지자체들은 그 중요성 만큼 통제장치 또한 조례로 마련해뒀다.

하지만 몇몇 지자체들은 사실상 통제장치가 유명무실 하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사례론 장수군이 꼽혔다.

장수군은 통제장치 중 핵심인 연간 사용액 상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마음만 먹으면 아무때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전액 꺼내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례는 강원도, 경기 용인시, 전남 곡성군 등 전국적으로 30여개 지자체에 달했고 전북지역에선 장수군이 유일했다.

부안군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부안군은 전체 적립금 중 최대 95%까지 사용할 수 있는 상한액 규정을 설정해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자치도를 비롯해 전주시, 무주군, 임실군, 순창군, 고창군 또한 통제장치가 상당히 느슨한 수준으로 진단됐다. 이들이 정해둔 상한 비중은 90% 수준이었다.

전국적으론 약 40개 가까운 지자체가 90% 이상을 꺼내 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다보니 자칫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 의중에 따라 그 적립 목적과 다른 선심성 사업비로 털어 써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신희진 책임연구원은 “올해 대부분 지자체가 국세 징수분 감소에 따른 보통교부세 재정부족액 조정률 하락 등으로 세입여건이 악화되면서 해당 계정의 적립금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들이 그 적립액을 자신의 임기 안에 사용하려는 유인이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다”며 “지방의회는 해당 기금이 본래의 설치 목적을 일탈해 남용될 위험이 있는지 점검해 조례 개정 등과 같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군산시, 익산시, 남원시, 김제시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활용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이들의 상한 비중은 50%, 즉 아무리 급해도 비상금을 절반 이상 꺼내쓰지 못하도록 지방조례로 제한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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