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설립 '없었던 일'

-도-군산-김제-부안, 추진단 구성 합의 반나절만에 백지화
-동서도로와 신항만 등 줄잇는 귀속지 분쟁에 또다시 발목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3월 19일 16시31분

새만금 행정구역 분쟁을 종식하고 내부개발을 촉진할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안이 오랜 반목과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관할 지자체간 협약체결 직전 또다시 무산됐다.

전북자치도,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은 19일 예고됐던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에 관한 합동추진단 구성 협약을 무기한 연기했다.

어렵사리 그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지 반나절 만인 18일 밤 김제시측이 전격 불참을 선언한 결과다. 합동추진단은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방안을 본격 논의할 도청 소속 공식 기구이자 실무 협의체다.

하지만 그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발목 잡혔다. 최근 법정싸움으로 비화된 동서도로 귀속지 결정다툼에 이어 내년 하반기 개항을 앞두고 차기 분쟁지로 떠오른 신항만 운영방식이 화근이 됐다.

현재 군산시측은 새만금 신항을 군산항의 부속 항만처럼 통합 운영하는 원포트 방식을, 김제시측은 두 항만을 별개로 보고 따로 운영하는 투포트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향후 그 귀속지를 결정할 때 서로 유리한 구도로 끌고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제시측은 이런 상황 속에서 줄곧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에 부정적 견해를 보여온 군산시측이 돌연 찬성쪽으로 선회한 것은 신항만 운영방식을 놓고 전북자치도와 그 어떤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 관계자는 “당초 김제시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합동추진단 구성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뒤늦게 군산시가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에 동참한다면 전북자치도는 그 반대급부로 군산시측이 원하는 신항만 운용에 관한 자문위원회 자문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최종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김제시 입장에선 중립을 지켜야할 전북자치도로부터 한방 얻어맞은 격”이라고 발끈했다.

전북자치도측은 즉각 유감을 표했다.

유창희 도 정무수석은 “전북자치도는 자문위 결과를 그대로 해양수산부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고 군산시와 딜(이면합의)은 없었다”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론 소통에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럼에도 새만금을 개발하려면 특별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만큼 그 출범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별지방자치단체는 새만금 개발에 필요한 행정사무를 전담할 법인체 형태의 자치단체를 일컫는다.

지난 2010년 방조제 준공 이후 곳곳에서 불붙은 귀속지 분쟁을 종식할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됐지만 현재까지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북자치도는 지난해 말 그 구성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해 눈길 끌었다.

단체장은 상호 협의아래 선출하되, 각 시·군의 시장 군수 3명이 돌아가면서 1년 4개월씩 겸직하는 방식, 의회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 시군의원들 중 일부를 선출해 겸직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주요 사무는 새만금 개발을 뒷받침할 국가예산 확보, 각종 인허가 처리, 기반시설 조성, 재난 대응체계 구축, 특화산업 육성 등 모두 47가지를 제시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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