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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후위기 극복, ‘조기 경보 격차 함께 줄이기’로부터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19일 14시52분

다가오는 3월 23일은 세계기상기구(WMO)의 발족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된 국제적인 기념일인‘세계기상의 날’이다. 올해로 65번째를 맞는 세계기상의 날은 매해 기상 분야의 인식과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널리 전파하고 있다.

1950년 3월 23일에 설립된 세계기상기구는 기상학의 개발, 날씨·기후·수문학 분야의 정보 및 기술 교환 등 국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국제연합(UN)의 전문기구이다. 2023년 기준 193개의 회원국이 기상·기후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상청은 1956년에 68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2007년 제15차 세계기상총회에서 집행이사직에 당선된 이후 5선 연임국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현재까지 기상·기후 정책 수립, 세계기상기구의 각종 프로그램 관리, 사업 총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매년 세계 기상의 날에 기상·기후에 관련된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전 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한다. 올해의 주제는 ‘조기 경보 격차 함께 줄이기(Closing the early warning gap together)’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조기경보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4년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5도(±0.13도)가 올라가 산업화 이후 1.5도 상승을 기록한 첫해로,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세계기상기구에서 발표한 바 있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의 신호가 나타났는데, 서아프리카는 전례 없는 폭염에 시달렸고, 남미 일부 지역은 긴 가뭄으로 많은 이가 고통을 겪었다. 중부 유럽에는 집중호우가 발생했으며, 북미와 남아시아는 예년보다 강력한 열대성 폭풍의 피해를 받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지난해 전북의 평균기온은 14.6도로, 1973년 관측 이래 역대 1위를 기록했고, 열대야 일수는 평년(6.4일)의 약 4배에 해당하는 22.4일로 역대 1위를 경신했다. 유례없는 늦더위도 이어져 사상 처음으로 9월에 폭염경보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7월 10일에는 군산과 익산을 비롯한 전북 북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100㎜ 이상의 기록적인 강한 비가 내려, 큰 피해를 받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일도 있었다.

많은 전문가는 이와 같은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앞으로도 빈번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위험 기상현상의 징후를 감지하고 빠르게 전파해, 국민이 위험 상황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해 나가고 있다.

먼저, 지진이 발생했을 때 불안감을 줄이고 지진에 대처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진파가 탐지되면 통보시스템을 통해 10초 내로 신속하게 지진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작년 6월 전북 부안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부안 지역 학교에 시범적으로 구축한 기상청 지진조기경보시스템과 연계된 자동 대피 방송이 송출돼 학생들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효과성이 증명됨에 따라 이 시스템은 전국 학교로의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호우에 대해서는 1시간 강수량이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이거나 1시간 강수량이 72mm 이상인 매우 강한 비가 내릴 때, 위급성을 알리고 즉각적인 안전 조치를 돕기 위해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현재는 수도권·전남권·경북권에만 운영하고 있으나 올해 전국으로 확대하고, 11월부터는 대설 재난문자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개도국에 자동기상관측시스템, 천리안위성 2A호 수신 분석시스템, 태풍 감시 예측 통합플랫폼과 재해 대응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지원하는 등 기상 선진국으로서 국가 간 기상기술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기상과 기후가 우리의 일생에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기후변화 시대에 우리의 역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그리고 기상청과 관계 기관, 국제사회의 노력과 더불어 개개인 모두가 기상과 기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다면, 기상재해로부터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기상청장 장동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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