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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괜찮아! 환승의 추억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18일 14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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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벼, ‘2026년까지만’하고 못 박은지 2년이 지났다. 당국의 지침은 요지부동이다. 총론은 그대로고, 각론은 헷갈린다. 벼 재배면적 감축 목표는 8만 ha로 시달되었다. 다시 시군으로 그 목표량이 정해졌다. 다들 아우성이다. ‘쌀 재고 해결책’은 이런저런 이유로 멈췄다. ‘유예’ 종료 시한은 1년여 남았다. 당초 ‘수량 오류’를 인정하면 될 일, “품종”과 다른 기준을 만들었면 될 일이었다.

농정 당국은 당장 환승하려던 “참동진”을 미완으로 둔 채 바삐 ‘신동진 1호’를 대안 품종으로 올렸다. ‘신동진’과 유전적 배경이 각각 ‘96.3%’, ‘95.3%’ 동일하다는 것, 특정 병해충에 내성이 있다는 것, 밥맛이 좋다는 것이라고 설명을 붙였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개선 항목에 따라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다. 더욱이 신뢰가 단단하지 않았던 전철도 지나칠 수 없었다.

모든 품종은 여러 고개를 넘는다. 우선 숙련된 농민들이 넘쳐나는 들판에서 적어도 3년은 부대껴야 한다. 그리고 “밥이 쌀나무에서 나온다”는 ‘대처’ 사람들의 입맛을 내내 붙들어야 한다. ‘추청쌀’, ‘신동진쌀’, ‘고시히까리쌀’도 다 그런 과정을 거쳤다. 사람으로 치자면 예비고사, 본고사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시장에서 값을 제대로 쳐준다는 말이다. 필수 과정을 생략하고 될성부른 쌀이 된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다. 또 앞서 언급된 유전적 배경.. 침팬지는 사람과 유전적 배경이 98.5% 같다. 그러니 유전적 배경의 유사도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98.5%도 안 되는 품종에 ‘신동진 1,2,3.. 호’ 이름을 붙이는 것이 타당한지 의심은 합리이다.

지난 2월 28일, 모 단체가 주관한 “2025 정책혁신 심포지엄”에서 한 농민은 서운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전북도가 하라고 해서 지난해 수확한 ‘참동진’을 ‘잡벼’ 취급을 받았다고 언성을 높였다. ‘예측’이 ‘결과’로 나온 것이다. 분자표지 검정법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필자의 2년 전 기억... “아니면 어쩔 거냐”, “틀리면 책임지겠느냐”, ‘안 섞이면 뭐라 할 거냐?’. 정말로 해결 의사는 1도 없는 일방적인 공세였다. 갈급해야 할 이들이 ‘품종’ 확증 편향에 고정 되었다. 뜻하지 않게 오판은 누군가의 비용으로 산입 되었고.

“환승”, 풀어쓰면 “갈아타기”다. 우리는 갈아타는 일에 친숙하다. 환승은 “편도 요금을 내고 다른 버스와 열차로 계속 움직이면서 대중교통 차량을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지하철, 버스는 물론 투자상품, 주식 종목, 소속 단체.... 요즘엔 “환승 연애”라는 말까지 유행이다. 환승하기에 앞서 신중하게 따져보기 마련이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후빈다. 환승은 잘 되기 위한, 잘 가기 위한 것이다. 환승 대상의 속성, 방향, 안전, 편익을 셈하는 과정은 깐깐할 수밖에 없다. ‘이고 지고’ 한양만 가면 그만이라면 억지 환승이다.

하여 ‘아니면 말고’는 정책도 방책도 아니다. ‘참동진’을 외치던 사람들은 어디 갔는가? ‘신동진 1호’로 갈아탄 이들은 또 어떠한가? 다 차치하고 보라. 그간의 시행착오가 무엇인지. ‘정책 실패로 입은 농민의 상처를’, ‘전북도의 잃어버린 자존감’을 상기하라. 바로 현타가 온다. 대안 품종이 신동진을 승계하지 못하면 최소 연 1천여 억 원의 편익(위 심포지엄 교수-4천억 원)이 사라진다는 사실. 전북도 형편엔 버거운 무게다. 농민들은 쌀값 하락 분만큼 보상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잦은 품종 교체”로 벌어질 최악의 그림이다.

그간 진단은 변했고 실무진이 바뀌었다. 전북도는 현상을 직시하여 보다 설득력 있는 방안을 끌어내길 바란다. 근자에 전북쌀이 하위시장으로 내려갈 징후는 풍년이다. 현명한 판단은 지나온 길에 있다. 지난날 ‘참동진’ 환승의 추억, “더 나은 품종이다”, “밥맛은 더 좋다”, “‘신동진 1호’로 이름 지으려 했다.”... 지나 보니 다 흰소리였다. 해법을 두고 헤매다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대신 값진 경험을 얻었다. 친애하는 이들이여! 아직은 괜찮다.

/신동우(로컬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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