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교과서 저작권 보상금 제도 개선 시급

신정일, 양봉선, 김연. 이종근 등 교과서에 실린 사실 확인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0월 21일 08시35분

기자가 2015년 촬영한 '원평집강소'가 최근 들어 중등 검정 교과서 역사부도 천재교과서에 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서류 접수를 마쳐 17일 소정의 교과용 도서 보상금을 지급받았다. 혹시 여러분도 궁금하면 자신의 작품(글, 사진, 음악, 미술, 사진 등)이 교과서에 실렸는지 확인바란다.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 보상금 지급 대상물'로 이동해 본인의 이름을 쳐보면 바로 알게 된다.

기자가 신정일 우리땅 걷기 이사장(20여 건), 양봉선 아동문학가(1건), 김연 문인화가(1건) 등에게 교과서에 실린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전화를 걸어 교과서 저작권 보상금을 찾아가라고 했다. 앞으로 교과서에 실리는 김도영 작가에게는 4건의 보상금의 액수를 알려주었다.

의지를 조금만 가지면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는 유명 작가도 수년째 연락을 못 받고 있다는 데, 이는 비상식적이 아닐 수 없다.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작가이면 인터넷 검색과 출판사 등에 연락하면 아주 손쉽게 찾을 수 있을 것 아닌가. 교과서에 실린 글도 저작권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사회에서 어떻게 저작권 존중 문화가 생길 수 있겠는지?

노벨문학상을 받는 한강 작가가 교과서에 실린 자신의 작품에 대해 저작권 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한 걸로 조사됐다.

한강 작가의 작품은 교과서에 11건 사용됐다.

장강명 소설가도 자신의 소설이 교과서에 수록됐다는 말을 지난달 말 지인에게서 들었다.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를 통해 확인해보니, 단편소설 '알바생 자르기' 등 총 9건이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수업 목적으로는 5번 활용되기도 했다. 지난 장소설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알고 보니 내가 교과서에 열 번 이상 글이 실린 저자였다. 정말 큰 영광”이라면서도 “자기 글이 교과서에 실렸다는 걸 저자가 이렇게 늦게 아는 상황이 이상하기는 하다. 저자가 신청하지 않으면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는 관례는 부조리하다”고 지적했다.

이게 저작권을 바라보는 우리의 현실이다.

저작권법 등에 따르면 교과서에 실리는 저작물은 문체부가 지정한 보상금수령단체,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문저협)를 통해 보상된다. 문저협이 출판사에 저작권료를 받고, 이걸 저작권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작가가 직접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사용됐는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문저협은 "한강 작가의 연락처를 알 수 없어 2017년부터 출판사를 통해 보상금 수령을 안내하고 있었다"고 했다. 결국, 작가가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협회 홈페이지 검색을 통해 교과서에 작품이 실렸는지를 확인하고, 수령 절차를 알아본 후 받을 수 있다.

최근 10년(2014~23년)간 문저협이 지급하지 않은 보상금은 모두 105억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상금이 수령되지 않은 채 5년이 지나면 협회는 문체부 승인하에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정일 이사장은 "출판사에 연락만 하면 전화번호를 알 수가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저의는 알 수 없지만, 어쩌겠는가, 법이 그런 걸, 이번 기회에 낸 책 모두를 저작권협회에 가입하는 수밖에, 그래도 고맙지 않은가, 교과서에 실려서 이 땅의 아이들에게 보탬이 된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책이 교과서에 실려 있는지 한 번 살펴보기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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