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벼랑 끝 버스회사, 전북도 상대로 행정소송

전북고속 등 5개 버스회사 휴업불허가처분 취소소송
전북도 “신청권 없다” 주장...재판부 “신청권 없다고 보기 어려워”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0월 15일 16시21분

적자를 이유로 노선 휴업을 신청했던 전북 시외버스 회사들이 결국 전북도를 상대로 소송에 돌입했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고속‧전북여객‧호남고속‧전주고속‧대한고속 등 5개 버스회사는 전북도를 상대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 휴업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2월 이들은 전북도에 버스 62대 노선 76개에 대한 휴업을 신청했다. 휴업 사유는 누적 적자였다. 당시 이들은 “전북 시외버스는 전국에서 제일 적은 수입을 내고 있다”며 “유류비, 인건비 등 물가 상승으로 운송원가가 크게 상승해 적자가 누적됐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비수익 노선에서 누적된 적자는 200억8,800만원 가량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 100억원을 초과했고 이후로도 매년 수십억원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적자는 41억2,500만원에 달했다.

이 신청에 대해 전북도는 5대 15개 노선에 대한 휴업을 허가했을 뿐 나머지는 불인가했다. 이에 버스회사들은 휴업불허가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과 함께 “부족하게 지원한 200억원을 지급하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전북도는 그동안 비수익노선 손실액의 77% 가량을 지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서 버스회사 측은 적자 원인이 전북도에 있기에 손실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보았다. 휴업 불허 처분과 부족한 재정 지원이 경영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이다. 또 특정 노선 요금을 내리도록 지시하거나 간이 정류소 설치 지시를 내려놓고도 손실을 보상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전북도는 신청권 없음과 제소기간 도과를 주장하고 있다. 버스회사들은 재정지원금을 청구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지원 여부는 도의 재량이라는 논리다. 또 버스회사들이 제기한 소송이 제소 기간을 넘겼기에 소송 자체가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열린 첫 재판에서 재판부는 재정지원금에 대해 “피고측 재량이라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원고측에 신청권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제소 기간 도과 주장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해보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원고들이 정당하게 운영했는데도 발생한 손실이라면 대책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대로 둘 경우 원고들 회사가 사실상 폐업할 수 있고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문제”라며 대책 마련을 시사했다.

인구 감소와 이로 인한 지역 인프라 붕괴가 우려되는 시점에서, 이번 재판은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지역 교통망 미래에 영향을 줄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 재판은 12월 19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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