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07월14일 16:52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IMG-LOGO
Trending Now: '피지컬 AI' 전주권 통합 기폭제 되나 피우는 가성비 비타민스틱, 입문자 위한 비타센스스틱 출시 새만금 K-배터리 파급효과 키우자 [사설] 새만금, K배터리가 살린다 고창종합병원, 창립 47주년 기념식 1300년전 피코토닝 효과 `장희빈미안법 & 수로부인미안법` 밤낮없는 폭염에 사람도 가축도 지쳤다 10월 전북교육감 재선거 없다

한국과 중국, 서로 하나가 되다

[원지의 문(文)·화(畵) 스케치] 14.전주의 '패루(牌樓)'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0월 09일 14시42분

IMG
2009년 9월 전주시 완산구 다가동 파출소 일대가 ‘중국의 거리’로 지정됐다. 전주시는 다가동 차이나타운에 중국 쑤저우(蘇州)시가 기증한 중국식 전통 대문 패루(牌樓)가 완공됨에 따라 패루 앞에서 자매도시인 중국 쑤저우(蘇州)시 부시장과 중국 관광객과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의 거리 선포식’을 가졌다.

다가동 파출소 일대는 1940년대부터 중국 산둥(山東)반도 등지에서 건너온 화교 100여 가구가 중국음식점 등 각종 점포를 운영하며 생활해 왔으나 상권이 침체하면서 화교들이 떠나 지금은 10여 가구만 남아있다.한류(韓流) 열풍과 월드컵 붐을 타고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차이나타운을 조성하고 이 거리를 ‘중국의 거리’로 명명하게 됐다.

전주 차이나 거리는 2003년 중국의 소주시(쑤저우시/蘇州市)와 협약을 맺고 입구 상징물, 바닥 타일, 가로등 등을 중국의 특징을 살려 조성했다. 차이나거리 입구의 전통 대문인 '패루'는 쑤저우시에서 직접 만들어 기증했다.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상점은 전동성당을 짓기 위해 중국의 소주, 상해 등지에서 온 화교 건축기술자들이 1920년대에 건축한 상가건물이다. 당시 중국인 기술자들은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과 다가동이 만나는 길목에 모여 살았다. 자연스럽게 현재의 ‘차이나타운’이 됏다. 포목상점은 중국 상해의 전통적인 비단 상가 형태를 따랐다. 중국인 두 사람의 합자로 소점포 13개를 통합하여 주로 비단을 취급하는 상점으로 시작됐다. 건물은 상점 2개가 연속된 형태인데, 출입구 상부에는 형태가 같은 작은 삼각형 박공을 두었다. 근대기 화교의 유입과 전주 화교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비단이 장사 왕서방 명월이 한테 반해서, 비단이 팔아 모은 돈 퉁퉁 털어서 다 줬소’

1938년 2월 발표된 김정구의 ‘왕서방연서’(김진문 작사, 박시춘 작곡)란 대중가요의 노랫말이다. 한때는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던 노래다. 한국으로 이주했던 중국인 중에 왕(王) 씨가 많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래에 나오는 왕서방은 한국 화교를 부르는 상징적인 이름이었다. 이 ‘왕서방들’은 청요리집 주인이나 비단장수로 유명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중국인 이주자 가운데 벽돌공 등의 건축기술자가 많았다.

전주의 아름다운 천주교회인 전동성당(사적 제288호)도 중국의 소주, 상해 등지에서 온 화교 건축기술자들이 지었다. 전동성당은 1908년에 건축을 시작해 1931년 완공됏다. 중국인 기술자 1백여 명이 참여해 23년 동안 대역사를 벌였다. 5명의 목수와 100명의 석공이 가마를 설치하고 65만 장에 이르는 벽돌을 찍어 성당을 지었다. 중국인 기술자들은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과 다가동이 만나는 길목에 모여 살았다. 중국인 거리가 현재의 ‘차이나타운’이 됐다. 건축기술자들이 국내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화교가 경영하는 포목점도 생겨났다. 화교들이 포목상점을 운영하게 된 것은 산동성을 근거지로 한 중국 자본이 서울과 인천에 진출해 대형 주단포목상점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상해로부터 영국산 면직물과 중국산 비단 등을 대량 수입했다. 내부 결속력이 좋은 화교는 비단을 독점적으로 싸게 들여올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고 소매상, 도매상이 거미줄처럼 얽혀 전국적 판매망을 형성했다.

전주 차이나타운의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상점(등록문화재)도 전동성당 건축에 참여했던 중국인 건축기술자들이 지은 건물이다. 1920년대에 지은 단층 건물로 중국 상해의 전통적인 비단 상가 형태를 따랐다. 중국인 두 사람의 합자로 소점포 13개를 통합하여 주로 비단을 취급하는 상점으로 시작됐다. 건물은 상점 2개가 연속된 형태로, 출입구 상부에는 형태가 같은 작은 삼각형 박공을 두었다. 신축 당시의 건물 외벽은 적벽돌로 쌓았고, 벽기둥은 돌출한 형태였으며 거기에 인조석 씻어내기 수법으로 마감했다고 하지만 현재 건물 외벽에는 붉은색 수성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시가 2004년 다가 우체국과 충경로를 잇는 250m 길이의 구도심에 12억여 원을 들여 차이나 특화 거리로 조성할 당시 건물 외부에 페인트를 칠했다./글=이종근·그림=원지(XU WENJI)





■ 이종근 기자의 최근기사

‘을사년 푸른 뱀의 꿈’전, 방화선 선자장 제자들과 부채 전시회
[이 한편의 시]봉숭아꽃
지역 대표 6명 여성 작가의 이야기
'먹으로 소통하는 사람들', 한글사랑 뽐내
kTX 도입 당시 전 과정의 이모저모를 담아
서학(西學) 주제로 다양한 변화 심도 있게 다뤄
[금요수필] 땀에 전 사탕
일상 속 짧은 여유에 감성의 쉼표
인간성과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 SF 디스토피아 서사
100년 전 안동의 소년은 먹고 살고자 현해탄을 건넜다

Leave a Comment


카카오톡 로그인을 통해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