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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건강 호르몬으로 알아보는 운동과 일의 차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0월 06일 13시56분

오늘날 우리는 '운동'과 '일'이라는 두 가지 활동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이 두 활동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탄력 넘치는 근력이 생기는가 하면 노동과 일은 그렇지 못하다. 운동과 일의 차이는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와 호르몬 변화를 통해 바로 이해할 수 있다. 호르몬은 신체가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고,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하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생리적 요소다.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운동과 일에서 분비되는 주요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운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호르몬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엔돌핀(endorphin)이다. 엔돌핀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진통제로, 운동 중에 분비되어 기분을 좋게 만들고 스트레스 지수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 덕분에 우리는 운동 후 상쾌함과 행복감을 느끼며, 때로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불리는 극도의 희열을 경험하기도 한다. 신체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동안 엔돌핀이 분비되면서, 신경계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또한, 운동은 도파민(dopamine) 분비를 촉진한다. 도파민은 동기부여와 보상 체계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목표를 이루었을 때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운동 후 성취감을 느끼거나, 체력이나 근력 향상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했을 때 도파민이 분비되어 자기 효능감을 높여준다. 도파민은 기억력 향상과 집중력에도 도움을 주는데, 규칙적인 운동이 뇌 건강과 학습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 중 하나다. 반대로 도파민 결핍은 우울증과 폭력적 행동을 야기하고, 도파민 과잉은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일과 노동에 관련된 호르몬은 조금 더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코르티솔(cortisol)인데, 코르티솔은 외부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이 자극에 맞서 대항할 수 있도록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일상적인 업무와 책임감이 신체에 미치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기적으로는 코르티솔이 집중력을 높이고, 문제 해결 능력과 복잡한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지만, 과도한 노동이나 일로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해서 높아진다.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시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면 코르티솔이 계속해서 분비되면서 면역 체계가 약화하고,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또한, 과도한 코르티솔은 수면 문제를 야기하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과도한 업무는 결국 일의 생산성과 개인적 만족도를 모두 떨어뜨리게 된다.

또 하나의 중요한 호르몬은 아드레날린(adrenaline) 이다. 아드레날린은 주로 신체가 스트레스나 위협을 느낄 때, 즉 ‘싸우거나 도망가라’와 같은 반응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생긴다. 격렬한 운동이나 경쟁상황, 극도로 긴장하거나 불안한 상태, 흥분된 상황, 강렬한 감정 상태에서도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은 뇌와 근육에 산소와 포도당의 공급을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춘다. 또한 심박수와 일회박출량을 늘리고 동공을 넓혀주고, 간 속의 포도당에 글리코겐의 이화 작용을 증가시킴으로써 혈당 수준을 높여 지방세포 속의 지질을 붕괴시키기도 한다. 아드레날린은 단기적으로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과도하게 분비되면 만성적인 피로 상태에 빠지며 결국 번 아웃(소진 증후군)을 초래하게 된다.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과 일의 차이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생활 방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운동은 엔돌핀과 도파민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안정감과 감정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반대로, 일할 때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업무 강도를 조절하거나, 짧은 휴식 시간을 자주 가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과 운동은 우리 삶에 필수적이지만 이 두 활동이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호르몬 영향은 다르다. 운동은 주로 기분을 좋게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호르몬을 촉진하지만, 일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코르티솔과 같은 호르몬의 분비를 유도하여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엔돌핀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몸과 마음을 더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오랫동안 앉아서 하는 일이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운동은 몸과 마음을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호르몬을 분비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 것이다.

* 런너스 하이(Runners’ High): 통상 30분 정도 달리면 얻어지는 쾌감으로, 캘리포니아대학의 심리학자 아널드 J 멘델의 논문 ‘Second Wind’에서 처음 발표되었다. 이는 해로인 모르핀을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행복감과 비슷하고, 마리화나를 피울 때 느끼는 쾌감과 똑같은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승오(고창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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