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균형발전도 `헛발질'… 잘사는 대도시에 보조금 퍼줘

-소멸위기 및 비수도권 비중 축소
-거꾸로 대도시나 수도권은 확대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9월 29일 15시00분

-도입취지 무색, 보완책 마련해야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는데 쓰도록 된 균특회계조차 무주나 남원 등 소멸위기지역 몫은 줄어드는 대신 서울이나 부산 등처럼 잘사는 대도시, 전국적으론 지방보다 수도권 몫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지방재정365에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정부가 전국 지자체에 배분한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지방소멸대응기금 제외) 보조금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최근 4년간(2021~24년) 전체 균특회계 보조금 중 소멸위기에 처한 인구감소지역 몫은 50.6%에서 48.6%로 2%포인트 떨어졌다.

반대로 소멸위기가 없는 비지정지역 몫은 41.3%에서 42.3%로 1%포인트 높아졌다. 그 중간 단계인 관심지역 몫도 8.1%에서 9.2%로 1.1%포인트 가량 늘었다.

한마디로 균특회계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였다.

그 피해자격인 인구감소지역은 전국 기초 지자체 226곳 중 89곳, 이 가운데 전북에선 정읍시와 진안군 등 모두 10곳이 포함된 상태다.

특히, 이중에서도 무주군은 문제의 균특회계 보조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전국 5대 지자체 중 하나로 꼽혔다. 조사결과 지난해와 올해 무주군에 배분된 균특회계는 약 337억 원에서 233억 원으로 무려 104억원(31%)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경남 양산시(153억원)와 창원시(143억원), 강원 화천군(120억원), 경북 문경시(119억원) 등도 100억원 이상 줄었다.

광역 지자체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동기간 전북자치도청에 배분된 균특회계 보조금은 약 6,191억 원에서 6,813억 원으로 10.1%(622억원) 늘어난데 그쳐 전국 17개 시·도청 평균 증가율(15.3%)에도 못미쳤다.

강원(11.6%), 경북(11.5%), 제주(8.7%), 전남(7.3%), 충북(5.8%) 등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반대로 서울(22.2%)을 비롯해 울산(68.0%), 인천(25.5%), 부산(22%) 등 주요 대도시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론 균특회계 주역격인 비수도권 몫이 갈수록 적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비수도권 비중은 지난 17년간(2008~24년) 전체 90.6%에서 83.1%로 뚝 떨어졌다. 반면, 같은기간 수도권 비중은 9.4%에서 16.9%로 두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 2021년의 경우 2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성현 책임연구원은 “균특회계는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민 모두가 지역에 상관없이 균등한 기회를 누리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치 운용하는 보조금”이라며 “그런 목적에 비춰본다면 수도권에 배분되는 균특회계 보조금 비중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화, 지방소멸위기에 대응하겠다며 연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인구감소지역에 지원하면서, 그런 인구감소지역의 균특회계 보조금 비중은 오히려 축소하는 ‘정책 엇박자’마저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보다 실효성 있는 배분기준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내 지자체에 배분된 올해분 균특회계는 총 1조1,590억 원대로 추산됐다.

전북자치도 6,813억여 원을 비롯해 전주시(626억여원), 군산시(546억여원), 김제시(437억여원), 익산시(405억여원), 완주군(380억여원) 등 14개 시·군 4,776억여원 규모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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