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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내장산을 살려야 전북 관광이 뜬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9월 29일 14시26분

滿山紅葉(만산홍엽)

모든 산하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 내장산 단풍도 옷을 갈아입을 채비를 하고 있다. 내장산 단풍은 10월 24일쯤 물들어 11월 5일쯤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10월로 접어들면 새색시 시집가는 날을 기다리듯 내장산 단풍이 기다려진다. 내장산에서만이 볼 수 있는 불타오르는 ‘애기단풍’은 한반도는 물론 지구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장관이기 때문이다. 내장산 단풍의 붉은 빛은 영롱하면서도 장엄하기 그지없어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의 칭송이 끊이질 않았다. 1530년 조선왕조 중종 임금때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내장산을 ‘남금강’으로 칭하며 금강산과 백두산,한라산,부전고원,지리산 등과 함께 조선 팔경의 하나로 꼽았다.

이처럼 호남을 대표하는 내장산은 1971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받아 관광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당시 연평균 10%대의 고도 경제 개발기와 맞아 떨어져 내장산은 설악산과 함께 한 해에 1천만명이 찾는 국민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다. 그 시절 관광은 ‘북은 설악산이요, 남은 내장산’이었다. 선진국 문턱으로 들어선 2천년대에 들어서자 마자 내장산 관광은 설악산과 함께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보는 관광에서 ‘즐기고 먹고 놀고 쉬는 관광’으로 관광의 트랜드가 바뀐 것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겨우 가을 단풍철에만 반짝 인파가 몰렸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이도 신통치 않다. 정부 관광정보시스템의 내장산 관광객 통계를 보면 2022년 92만2천명에서 2023년에는 85만9천명으로 감소했다. 따라서 내장산의 도내 입장객순위 또한 10번째에 그쳤다. 군산 선유도가 1위, 임실 치즈테마파크가 2위로 신흥 관광지가 두각을 나타냈고, 그 뒤를 모악산 도립공원과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 남원 지리산국립공원, 익산의 미륵사지 등이 잇고 있다. 더 이상 내장산이 전북 관광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위상이 떨어진 것이다. 10여년 전 무주 덕유산과 함께 지정된 관광특구도 외국인이 없는 무늬만 관광특구로 전락했다. 한국 문화관광연구원의 최근 자료를 보면 10년간(2014~23년) 내장산과 덕유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관광특구 지정 조건인 한 해 10만 명을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내장산의 경우 2016년 9만6,256명으로 한차례 기준치에 근접한 게 전부였다. 코로나 이후론 고작 1,000명 안팎을 오르내릴 정도로 썰렁하다.

정읍 내장산과 무주 덕유산이 몰락한 지금, 전북 관광은 전주 한옥 마을과 군산 선유도, 임실 치즈테마파크 등이 대표주자로 떠올랐지만, 인지도 측면이나 미래 확장성 측면으로 보았을 때 이들이 국민 관광지로서 내장산만한 위상을 갖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외지 사람들이 정읍은 몰라도 내장산은 다 알 정도로 인지도 측면에서는 경쟁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북을 찾은 관광객은 2천5백여만명이었지만 전남 광주 지역은 4천7백만여명으로 전북의 두 배에 육박한다. 과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1970년대와 80년대 내장산 전성기에는 전남 광주의 관광은 족탈불급이었다. 전북 관광도 전북 경제의 추락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굴뚝없는 녹색산업인 관광산업을 되살릴 회생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터져나온다.

전북 관광의 견인차인 내장산이 그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까?

관광지의 베이스캠프격인 관광호텔과 MZ시대의 트랜드에 맞는 고급 풀 빌라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와 글림핑장 등 관광 인프라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관광객이 방문할 주요 관광지, 공원 등의 청결 상태 유지와 안전 문제, 편의 시설 정비가 필수적이다. 쓰레기통과 화장실 등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고 쉼터, 그늘막, 벤치 등의 시설을 확충해 관광객의 편의를 높여야 한다. 또한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안내 표지판과 안전 표지판을 정비하는 등 관광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해야한다.

또 어르신들과 장애인 등 관광 약자들을 겨냥한 인프라와 콘텐츠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들에 대한 ‘관광향유권’ 차원에서 내장산 일주 케이블카와 디지털 테마파크 등 미래지형적 대규모 투자를 통해 내장산은 명실상부한 국민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65세 이상의 실버세대가 인구의 50%를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내장산 관광단지의 단풍철 바가지 근절과 맛의 고장다운 먹거리의 개발 등으로 내장산의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은 정읍 시민들의 몫이다.

내장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질 때, 내장산은 위대한 자연유산으로 더욱 아름답게 가꿔질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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