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채용신의 '실명씨 초상', 부산에서 첫선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 ‘찬란함에 물들다-한국근현대미술전’에 채용신, 송수남, 박래현, 이응노 작품 등 전북 관련 작가 작품 전시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9월 22일 13시40분

전북출신 석지(石芝) 채용신(蔡龍臣, 1850~1941)의 '실명씨 초상'(고려대박물관 소장)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채용신은 극세필로 사물을 정확히 묘사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느 면에서는 흡사 사진을 찍은 듯이 세밀하여 천연색 사진을 보는 느낌이다. 사진이나 극사실주의 회화가 화면 전체를 표현하는데 비하여 그의 그림은 한국화적인 여백을 두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 작품엔 부채가 그림에 등장한다. 접선으로 겉대는 분절 대나무 사용했으며, 간략한 낙죽으로 멋을 더 했다. 현재 제작되는 대부분의 접선은 접었을 때 접어진 종이의 폭과 겉대의 폭을 동일하게 맞추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림 속 접선은 겉대가 종이 폭보다 얇은 게 특징이다.

채용신은 낙향 후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1923년 정읍에 ‘채석강도화소’라는 공방을 열었다. 본격적으로 초상화 주문 제작을 받으며 사대부 및 유학자, 부부, 여인까지 신분과 성별의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고 폭넓은 대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시엔 전북 관련 채용신, 송수남, 박래현, 이응노 작품 등도 소개,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흐름을 망라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부산서 열린다.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이 다음 달 20일까지 펼치는 특별기획 ‘찬란함에 물들다-한국근현대미술전’은 고려대 박물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191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회이다.

시대와 함께 호흡해 온 한국의 주요 구상미술과 추상미술 작가 56명의 작품 63점을 살펴볼 수 있다.

작품 속 근현대 역사와 미술사적 의미를 이해하고, 감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 한국의 근현대미술 작가들은 일제강점기, 6.25전쟁, 군사정부, 민주화, 세계화 등의 굵직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자신의 예술성과 혼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세상에 공감하고 때로는 대응하며 미래를 향한 지속적인 메시지를 던져온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제작 시기, 주제, 양식 등에 따라 '계승(繼承)','수용(受容)','혁신(革新)','자립(自立)' 등 네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조망한다.

참여작가는 고희동, 권옥연, 권진규, 김경승, 김기창, 김영기, 김은호, 김인승, 김창열, 김환기 남 관, 노수현, 도상봉, 류경채, 문학진, 박래현, 박상옥, 박서보, 박수근, 박영선 방혜자, 배정례, 변시지, 변영원, 변종하, 서세옥, 성재휴, 손응성, 송수남, 송영방 송영수, 오승윤, 오지호, 유강열, 윤재우, 이대원, 이마동, 이상범, 이성자, 이숙자 이왈종, 이응노, 이종무, 이종우, 이중섭, 임직순, 장욱진, 정탁영, 조병덕, 채용신 천경자, 최덕휴, 최쌍중, 최영림, 허 건, 허백련 등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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