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포커스] 고창 서점마을 탄생

기사 작성: 안병철 - 2025년 10월 12일 11시43분

“독자와 저자, 출판, 그리고 서점은 삶의 수준과 지역 부활을 만든다”

영광군, 장성군과 경계를 이루는 고창군 대산면 지석남당길은 1년간 신축 공사를 마치고서 지난 11일 6개의 독립서점이 만든 ‘고창서점마을’ 오픈식을 가졌다.

이는 다음달 오픈 예정인 ‘고창 황윤석도서관’을 비롯해 지난 2012년 문을 연 ‘책마을해리’와 ‘책이있는 풍경’, 해리면 ‘광승서가’, 심원면 ‘꽃과돌’ 등 독서 분야의 고창 브랜드를 잇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창서점마을은 독립서점으로써 전국 최초이며 인물의 고장, 고창군의 자랑인 것.

지난 11일 심덕섭 군수를 비롯해 조민규 군의장, 윤준병 국회의원 등은 이들을 반기며 이들의 ‘고창서점마을기업’이 지역의 희망으로 이어지길 원했다.

이들 6인은 ‘목수의 책방’ 박세욱 서점지기를 비롯해 ‘초롱이와 쑥’ 김철홍, 박숙희 서점지기, ‘맹그로브’ 강준석, 황경선 나무의사, ‘고릴라’ 이지현 서점지기, 사무국장 ‘NO.9’ 이준호, 촌장 ‘세발자전거’ 이윤호, 강선영 서점지기에 이른다.

이들 컨셉은 철학서점을 비롯해 만화와 와인바, 여행과 라이프스타일 도서, 윤동주 시집과 유시민 작가의 도서 그리고 수공예 굿즈, 생태서점, 모두의 그림책 서점 등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정기구독자가 되면 월 2만원에 분기별 책 1권을 비롯해 고창군 신선농산물, 북스테이 숙박할인, 기획 굿즈 발송 등 책을 사랑하는 모든 분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고창서점마을 독립서점 6인은 5년전 촌장인 이윤호 교수의 인문학 강의에 동참, 우연히 이곳에 토지를 갖고 있던 강준석 회원의 권유에 의기투합으로 고창행을 강행한 것이다.

이윤호 촌장은 “풍요로운 황토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유산 7가지 보물 등 역사와 자연이 살아있는 고창에 둥지를 튼 것은 행운였다”며 “황무지에서 새로운 인물과 보물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준호 사무국장도 “각기 다른 전문성과 취향을 지닌 서점지기들이 책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었다”며 “각자의 인생이 한 권의 책처럼 사람책과 종이책을 만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로스터리 카페와 인문철학서점을 운영하는 이 촌장은 성공회대학에서 철학 강의와 전국 서점연합회장, 인문학과 서점 컨설팅 전문가 등으로 한때 서울 합정동에서 ‘이문회우’ 협동조합 운영자이기도 하다.

이곳에 앞으로 작가의 집을 비롯해 과학서점, 예술서점 등을 유치할 이준호(62.사진) 사무국장은 전남대에서 전산통계학을 전공했으나 당시 민주화, 사회운동가 등으로 활약하며 여성복 패션기획자, 인문학 등에 조예가 깊다.

인생에서 갑작스런 결단이라서 아직은 광주에서 직장생활, 아내와 서울 주말부부 등 다양한 격동기를 겪으면서 고창 서점마을에서도 편의시설 확충을 비롯해 독서모임과 북토크, 어린이 그림책 낭독회, 생태텃밭체험, 출판 워크숍, 작가초청강연 등 프로그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덕섭 군수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지역과 함께하는 서점마을 건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도서구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돕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3년간 신뢰와 수익모델을 만들어 안정적인 최초의 서점마을을 꿈꾸고 치유문화도시 고창군의 미래를 견인한다는 것.

‘잘 알거나’ ‘좋아 하거나’ 인생 2막을 고창군에서 출발한 이들은 풍요와 행복이 가득한 이곳에서 남다른 인재 양성과 높은 품격의 공동체의 마중물로 기대된다./고창=안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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