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삶의향기] 지방분권 시대에 걸맞게 의원 정족수 상향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9월 19일 14시54분

어릴 적 기억나는 추석 풍경은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며 덕담을 주고받던 기억이 가득하다. 그에 반해, 이번 한가위에는 우리네 삶이 팍팍해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큰 화두로 올라왔을 것이라 짐작한다. 먹고 사는 문제의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정치 문제가 이번 추석에도 밥상 위에 올라 여러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다.

타지에서 고향 집을 방문하는 귀성객들은 언제나 고향의 정겨움을 말하곤 한다. 익숙한 정겨움이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매번 반복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우리 지역은 변화해야 한다. 낙후 전북의 상황을 개탄만 할 것이 아닌, 지방정치가 지역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응원과 견제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현 정부 들어 지역 소외가 깊어지고 있는 우리 지역은 새만금 잼버리 관련 예산 삭감 복원, 공공의대법, 대도시 광역교통에 관한 특별법(대광법) 등 기존의 미약했던 정치력을 극복해야할 과제가 다수 산적되어 있다. 국회에서의 활동 이외에도 새로운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도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광역·지방의회의 단합된 정치력 역시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의정 후반기를 맞이해 새로운 의장단이 선출됨과 함께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수를 보이는 광역의원 정족수 확대를 진행하고자 한다. 지방분권 시대에 걸맞은 지방 의회의 권한과 그에 따른 책임은 강화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맞는 비슷한 인구 규모를 보이는 곳과의 형평성에 맞는 광역의원 정족수의 확보는 필요하다.

현재 전북특별자치도 내 광역의원의 수는 총 40명(지역구 36명, 비례 4명)이다. 이는 비슷한 인구 규모를 보이는 전남(총 61명. 지역구 55명, 비례 6명)과 비교하여 21명이 적고, 인구수가 더 적은 강원(총 49명. 지역구 44명, 비례 5명)과 비교해도 9명이 적은 정족수를 갖고 있다. 지역별 분포 인원은 전주시 12명, 군산·익산시 각 4명, 김제·남원·정읍시·완주·고창군 각 2명, 무주·부안·순창·임실·장수·진안군 각 1명씩의 지역별 의원 수 분포를 갖는다.

이는 현행 공직선거법 제22조(시·도의회의 의원정수)의 조문을 바탕으로 광역의원 정족수 배분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나 조문의 내용과 달리 군산시와 익산시의 모두 인구 25만 명을 넘겨(24.8월 기준) 광역의원 수가 5명이 되어야 함에도 4명의 인원으로 인구수 대비 적은 의원 정수를 갖기에 정족수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농촌 지역의 경우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도농 양극화 및 지역 대표성 상실 등의 문제를 해소해야 하지만 적은 인구수로 광역의원 정수가 1명인 지역이 대부분이다. 지방분권 시대에 맞게 지역의 목소리가 광역의회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을 잘 알고 대표할 수 있는 의원 정수 확대는 관철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의원 정족수 확대로 지역의 대표성이 강화되거나 지방자치가 더욱 활발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 또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지방의원들이 보여 줬던 음주운전과 같은 여러 위법행위, 특권의식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여러 일탈로 인해 의회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갖게 되었다. 이러한 불신을 바로잡고 신뢰받고 강한 의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강한 성찰과 의원들의 올바른 윤리 의식 확립이 요구된다.

의석을 늘리는 것은 그만큼 도민들의 목소리를 더욱 의회에 반영해 더 나아가는 전북특별자치도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지, 단순히 의원직을 늘려 의회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본 목적이 아닐 것이다. 지방의원 정족수 확대가 요식 행위에 그치지 않도록 본래 취지에 맞는 정족수 확대 추진이 필요하다. 지방분권 시대에 걸맞은 의원 정족수 상향으로 지역을 위해 더욱 힘쓰는 의회로 거듭나길 바란다. /신인철(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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