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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정부는 쌀값 생산비 보장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8월 29일 15시20분

흙이나 토지를 이용하여 인간에게 유익한 식물이나 가축의 재배와 생산 품질 관리 등의 활동을 말하는 농업은, 전 세계 여러 지역 문명이 독립적으로 태동한 것을 보더라도 농업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농업은 인간의 삶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져 왔다.

옛 문헌을 통해서도, 우리나라 농업 또한 그 중요성을 살펴볼 수가 있는데,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東國李相國集) 동명왕편에서는 ‘고구려 시조 동명왕이 현재 만주인 동부여에서 압록강을 건너와 고구려를 건국할 때 오곡 종자를 가지고 와서 권농에 진력하였다.’는 기록을 통해, 고구려시대 왕이 직접 농사를 권장하는 권농의식이 확인되며, 또한 지리적으로 평야가 많아 농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 백제 또한 권농유사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왕이 친경례(親耕禮) 또는 경적례(耕籍禮)에 참여하여 농업의 신인 신농(神農)씨에 대한 제사와 함께 거행됐으며, 왕실 소유의 경작지에서 농사 시범을 보여 생산된 수확물로 종묘·사직에 제수용품으로 사용하였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하여 농업을 중시하였고, 주식인 쌀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광복 이후에는 농민의 노고를 위로하고 증산 의욕을 높이기 위하여 6월 중 하루를 ‘권농의 날’로 지정하였으나, 1996년 권농의 날을 폐지하는 대신, 현재까지는 매년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지정·기념하고 있다. 농업인의 날 행사를 통해 농업의 위상을 지키고 국민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주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8월 18일은 쌀의 날로 제정하였는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쌀의 소비를 촉진하고, 우리 쌀의 가치를 널리 알기 위해 쌀의 날을 정한지도 올해로 10회째를 맞는다. 쌀의 날은 쌀 미(米)를 풀어쓰면 팔(八)십(十)팔(八)이 되고, 또 쌀 한톨이 생산되기까지 88번의 농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의미도 담겨있어, 쌀 한 톨을 생각하는데 그만큼 농부의 정성이 더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예로부터 지금까지, 쌀농사는 농업의 근간을 이루고, 국가 식량안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최근 쌀농사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수급 차질, 환율 급등,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연일 치솟고 있고, 농민들은 인건비·농자재비·비료가격 상승 등 3중고의 어려움울 격고 있다. 더군다나 개인쌀 소비량이 2013년 67.2Kg에서 2023년에 56.4Kg으로 10년사이에 17%가 줄었고, 풍년 농사로 쌀 공급량이 늘어 쌀값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일로 농촌 현장에 계시는 농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매년 쌀 생산 시기만 되면 전국적으로 농민들은 쌀값이 생산비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며, 생산을 앞둔 논을 갈아엎고, 불 지르고, 쌀가마니 야적 투쟁을 되풀이하고 있다.

과연 쌀값 생산비 보장은 어려운 것인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11월 10일 제28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정부가 농업인에게 약속한대로 쌀값 80kg 한가마니에 20만원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등 농업인의 소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농업인들 앞에서 공언했듯, 정부는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농업 생산비 안정, 쌀값 회복과 함께 앞으로 안정적인 쌀생산을 위한 쌀값을 보장해야만 한다.

필자는 고창군의회 자유발언을 통해 240만 농민을 대신하여 정부는 쌀값 안정과 관련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것과, 쌀값 폭락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장격리 의무화를 위한 법적·제도적인 보완을 요구하였으며, 초과 생산된 쌀에 대해서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주장하였다. 아울러 쌀값 안정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정부는 영농비 인상분 전액과 쌀값 하락분에 대한 보상을 실시할 것과, 논에 타 작물 재배시 인센티브 제공 등 쌀값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우리군은 농민들을 위해 농업과 관련된 보조금 사업의 사업비 현실화와 보조금 비율을 동일하게 5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다시 한번 윤석열 정부에 요구한다.

아무런 대안없이 시장격리 의무화가 핵심인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2차례 거부가 능사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2023년 농업인의 날 행사’에서 직접 공언한대로 쌀값 20만원을 보장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에서는 쌀값 생산비 보장을 위한 협상을 추곡 생산전에 하루빨리 실시하여 힘들고 성난 농민의 마음을 달래주기 바란다.

/오세환(고창군의원·고창교육지원청 거버넌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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