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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아름다움’에 대한 극히 주관적인 대꾸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8월 27일 15시44분

최근 우연히 접한 영화 한 편이 필자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그 영화는 바로 2020년에 개봉한 “펭귄 블룸”이다. 옥상 난간에서 떨어져 하반신 마비가 된 사람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였다. 주인공 ‘샘’과 가족들의 사실적 연기와 절제된 완급 조절로 따뜻함을 더 했다. 필자로 하여금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묻게 했다. ‘엉겁결에 키우게 된 새, 펭귄’을 매개로 가족, 부부간에 펼쳐지는 화냄, 분노, 자책, 교감, 용기, 사랑, 고백..... 그 감정이, 그 몸짓이, 그 언어가 너무도 아름다웠다. ‘꾸미지 않는 삶’이 주는 ‘아름다움’은 시각․청각적 아름다움을 압도하고 남았다. 그 ‘아름다움’이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어쭙잖게 알았던 이전의 ‘아름다움’은 조작된 것인가.

누군가 말했다. “아름다운 것과 선한 것은 같다.”라고. 언젠가 필자는 그 말을 수없이 생각하다가 ‘아름다움’이란 말의 사전적 기술이 몹시 궁금했었다.

“아름다움 : 1. 모양이나 색깔, 소리 따위가 마음에 들어 만족스럽고 좋은 느낌, 2. 하는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함”. 알듯 말듯하다. 하여 다시 형용사형인 ‘아름답다’를 찾았다.

“아름답다 : 1. 즐거움과 기쁨을 줄 만큼 예쁘고 곱다, 2. 감탄을 느끼게 하거나 감동을 줄 만큼 훌륭하고 갸륵하다”

‘아름다움’은 ‘아름답다’는 형용사의 뜻과 제대로 버무려야 그 의미가 조금이나마 더 드러난다. 뜻과 묘미가 확장된다. 그때 필자는 비로소 ‘아름다움’은 ‘예쁨’보다 더 큰 범주의 말이라는 것을 행간에서 읽을 수 있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아름다움”은 ‘시각과 청각으로 뇌리에 인화되는 예쁘고 좋은 느낌이거나 행위나 마음씨가 훌륭하고 갸륵한 것’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마음에 드는 어떤 것들’을 일러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다.

책에서 ‘아름다움’의 정의를 찾으려 한다면 성경은 현명한 선택지다. 성경에는 신․구약을 통틀어 ‘아름다움’을 언급한 구절이 223번 나온다. 동서고금으로 이만큼 언급한 책은 드물 것으로 본다. 필자는 그 쓰임을 추적해 보았다. 성경 구절구절에서 ‘아름다운’이 꾸며주는 단어는 성전, 빛, 나무, 옷, 지위, 직분, 소산, 자, 밀, 열매, 권고, 달, 처소, 포도원, 땅, 덕, 땅, 서원물, 기업, 보고, 목 등등. 그 쓰임은 더 많고 쓰임새는 더 넓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쁘고 곱고 만족스럽고 좋은 느낌이며 훌륭하고 갸륵한 것들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아름다움’을 ‘마음에 드는 어떤 것들에 대하여 만족하는 상태’로 정의해도 무리가 없다.

묻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름다운 걸까? 필자는 늘 그러길 바랬다. 영화 “펭귄 블룸’이 그린 세상을 꿈꿨다. 그들의 세상은 이상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세상이다.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이다. ‘마음에 드는 어떤 것들’이 평범하게 어울리는 곳이다. 탐욕, 편협, 교만이 사라진 세상이 아니라 그것들을 의지로 절제하여 ‘아름다움’을 더 발하게 하는 세계다. 미추(美醜)가 긴장도를 높이지만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다. 필자는 한 영화를 통해 삶의 아름다운 균형을 보았다.

공직 33년. 우리 주위는 지금 ‘마음에 드는 어떤 것들’로 넘쳐나는가? 아니 과반의 그것들로 채워졌는가? 확언하지 못한다.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국민 세금으로’라는 냉소... 우리에게 ‘공직자로 사는 규범’이라는 게 있기나 했던 것일까. 시민들은 ‘공직자’가 ‘마음에 드는 어떤 것들’중 하나 였을까. 그들이 바라는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을까. 혹 그들이 그토록 갈구했던 것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진정성 있는 말과 태도’는 아니었을까?

며칠 후면 필자는 공직의 안에서 그 밖으로 나간다. 어차피 뒤 이를 사람의 자리기에 조금 이르게 자리를 비우는 것일 뿐이다. 상대에게 수용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으니 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떠남’이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는 없는 것인지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들은 돌아볼 일이다. 그게 우리의 뇌와 가슴에 그려야 하는 ‘아름다움’이다. 영화 주인공 ‘샘’의 치유이다.

/신동우(군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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