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실종된 딸 찾아 18년, 노부모 “이윤희법 만들겠다”

이윤희씨 2006년 대학 졸업 앞두고 돌연 실종
아버지 이동세씨 ‘성인실종법’ 제정 추진, 입법추진위 발족 예정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7월 18일 16시29분

“나 같은 슬픔을 다른 사람이 당하지 않도록 이윤희법 관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8년 동안 실종된 딸을 찾아온 이동세(86)씨가 성인실종법, 일명 ‘이윤희법’ 제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18일 오전 10시 전주 한 카페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이씨는 “가칭 이윤희법을 만들어 성인 실종자도 실종아동과 유사한 절차를 통해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는 최근 출간된 책 『이윤희를 아시나요?』를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책에는 이윤희 실종 사건에 대한 설명과 하루아침에 막내딸을 잃은 아버지의 소회가 담겼다. 북콘서트는 전주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윤희 실종 사건은 지난 2006년 6월 6일 발생했다. 당시 전북대 수의과대학 4학년이던 이씨는 6일 새벽 종강 술자리를 마치고 금암동 원룸으로 돌아와 돌연 사라졌다. 이틀 후 학과 동기들이 경찰에 신고했을 때는 종적을 감춘 후였다. 경찰은 수색을 시작했으나 끝내 이씨를 찾지 못했고 18년이 지난 지금도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날 이동세씨는 “이윤희는 막내딸이고 행실이 예뻐 특별히 아꼈다”며 “갑자기 사라진 것이 지금도 현실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죽기 전이라도 자녀들이 함께 모이는 상상을 한다”며 “18년이 180년이 되도 사라진 막내를 찾을 것”이라고 절실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딸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나 새로운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두 가지 사안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는 경찰 부실수사에 대한 진상규명이다. 이씨는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지 않는 등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지난 4월에는 당시 책임자 등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경찰에 대한 불신은 성인실종법 제정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현행법상 아동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즉각 수색 내지는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또 위치 확인을 위한 각종 추적을 펼칠 수 있다. 반면 성인 실종자는 가출인으로 분류, 범죄 혐의가 특정되지 않으면 수색‧수사할 수 없다. 그동안 여러 차례 성인 실종자에 대한 법이 발의됐으나 제정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동세씨는 “이윤희가 사라지기 전에 해당 법이 있었다면 18년간 고통받을 필요가 없었다”며 “정해진 규칙으로 수사가 착착 진행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국민입법추진위원회를 구성, 이윤희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입법추진위는 내주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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