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계획한 총연장 3,855㎞ 규모의 국가기간전력망이 전북지역 일대를 관통하게 되면서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계획으로 전북 전역이 345㎸ 초고압 송전선로의 직·간접 영향권에 포함된다.
완주군의회는 제297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유이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분산에너지 활성화와 지역 에너지 자립 촉진을 위한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건설사업 전면 재검토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남원시의회도 국회 앞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반대 전국행동’ 출범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역 생존권 파괴 및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지역의 자연환경을 크게 훼손하는 초고압 송전탑 건설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경기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27년 가동 시점에 약 3GW의 전력이 필요하고, 2030년에는 6GW, 장기적으로는 10GW 이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원전 3기 발전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서해안·남해안·동해안을 잇는 이른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이 집중된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전력을 이송해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송전선로 경과 지역의 부담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송전탑 설치에 따른 산림 훼손과 경관 변화, 주민 수용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제기되면서 장거리 송전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기·충남·전남·전북 등 100여개 시민사회·농민단체가 참여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은 16일 출범을 선언하고, 전력 수급 구조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후 대응 측면에서도 논의가 이어진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의 일부를 LNG 발전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를 송전으로 공급하는 계획이 2050 탄소중립 목표와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이행 흐름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건설 계획은 전북 14개 시·군 중 13곳을 통과하는 26개 노선(총 1070km)과 8개 변전소 신설을 포함하고 있다.
대규모 산업 전력을 장거리 송전망으로 충당하려는 방식은 지역 격차와 에너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분산형 RE100 산업단지 체계가 에너지 정의와 균형성장의 핵심 해법이다. 용인 반도체 산단 전력 공급을 위해 비수도권에 장거리 송전망을 강제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이다. 지역 주민과 농민·노동자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송전선로 건설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쓰는 분산형 전력 체계와 지역형 RE100 산업단지로 전환해야 한다. 국가가 전력 정책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지역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해 전기를 억지로 수도권으로 끌고 가는 대신 전기가 넘쳐 흐르는 곳에 기업이 내려오는 게 해법이다. 전력·산업 정책은 국민 안전과 지역 균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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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력 ‘수도권 집중’ 재검토해야
초고압 송전선로 반발 전국 확산 완주군의회, 남원시의회 재검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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