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근본 대책 마련 시급

서울 시청역서 68세 운전자 역주행, 9명 사망
전북 교통사고 사망자 37% 고령운전자 사고로 발생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7월 02일 16시37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로 인명피해가 커지며 고령 운전자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A(68)씨가 몰던 승용차가 200미터 가량을 역주행해 인도 위 행인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목숨을 잃었고 4명이 다쳤다. 경찰은 차량감식을 의뢰하고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일각에서는 고령에 따른 운전미숙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고령 운전자는 노화로 인해 힘, 조정력, 반응 속도, 집중력, 시력, 청력이 감퇴할 수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29.2%를 차지했다. 또 65세 이상 운전자 교통사고 치사율은 2.1%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4%)보다 높았다.

전북 지역의 경우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며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2021년 65명(33.5%)이, 2022년 73명(39.6%)이, 지난해에는 63명(37.1%)이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실제 지난해 3월 8일 순창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70대 B씨가 몰던 1톤 트럭이 선거를 기다리던 인파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B씨는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기존 대책 중 하나로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자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을 추진하고 있으나 반납률은 저조하다. 전북 14개 시‧군은 2019년부터 반납제를 운영했으나 지난해 기준 반납률은 2.3%에 불과했다. 이동권 제한과 생업 침해 등으로 참여가 적극적이지 않은 실정으로, 이를 최소화하면서 실효성 있는 새로운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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