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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군산 선유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7월 02일 13시26분

군산 선유도해수욕장이 10일 개장돼 8월 18일까지 운영된다. '선유도(仙遊島)'는 드넓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을 자랑한다. 이름을 그대로 풀어내면 '신선이 노니는 섬'이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과거엔 선유도를 ‘군산도(群山島)’라 불렀다. 고려시대에는 여송무역로의 기항지로 서해안 연안항로의 거점이기도 했다. 그 후 조선시대 현재의 선유도인 군산도에 수군진영이 창설되고, 세종 초기에 오늘날 군산시로 수군진영을 옮기면서 군산이란 명칭까지 옮겨가 선유도는 고군산도라 이름하게 됐다. 고군산에서도 선유도의 자연환경이 가장 아름답다.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들 섬과는 모두 연륙교로 이어져 있어 걷거나 자전거 등을 빌려 오갈 수 있다.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고운 ‘명사십리 길’이 펼쳐져 안전한 가족단위 피서지로, 국내 섬 가운데 최초로 설치된 타워높이 45m, 하강체험 길이 700m의 ‘공중 하강체험시설’은 젊은층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2020년 연말 고군산군도 일원에 고려청자 등의 수중문화재가 나왔다는 민간 잠수사의 신고를 받고, 2021년 초부터 지금까지 군도의 일부인 선유도 해역을 특정해 꾸준히 조사를 벌여왔다. 십이동파도에서 고려청자를 실은 옛 배의 잔해들이 발견돼 관심을 모았다. 고군산군도 해역은 대형 선단들이 닻을 내리고 머물기에 좋은 여건을 갖췄다. 고대부터 중국을 오가는 교역선들이 이 해역을 중간경유지로 기착했고 조선시대에는 세금쌀을 실은 조운선의 항해로이기도 했다.

지난 2022년 이래 청동기시대 갈돌과 고려청자, 조선백자, 닻돌 등의 다양한 시대의 유물들을 쏟아내면서도 여전히 배의 자취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대를 접을 순 없다. 조선시대 선비들에게 서해판 무릉도원으로 꼽혔던 고군산군도 선경의 일부였던 선유도 해역은 바닷속의 고대 도시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반도 연안을 오가는 배들의 핵심 항로였기에 무수한 해양 교역사의 비사가 숨어있다. “이젠 배를, 배의 흔적을 찾아야 해요” 명사십리로 유명한 선유도해수욕장에서 선유 8경 중 제1경인 낙조를 감상하면서, 이 일대가 육지로 변신했을 모습을 상상해본다. 어쩌면 천년왕국 전설이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바다가 땅으로 개벽되는 새 세상을 최치원은 미리 보았던 걸까./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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