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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누구나 살기 좋은 집, ‘유니버설디자인 주택’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26일 14시48분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배리어프리(barrier free)라는 단어가 익숙할 것이다. 배리어프리는 1974년 국제연합(UN)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barrier free design)'에 관한 보고서가 나오면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공공시설이나 주택을 지을 때 문턱을 없애자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되었으며 최근에는 모든 사람을 위한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으로 진전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에 따르면 “범용(유니버설)디자인”이란 국적, 성별, 나이, 장애의 유무 및 문화적 배경 등과 관계없이 모든 주민이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공공시설에 진입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배리어프리 개념을 적용한 리프트를 설치하여 이동의 제약을 극복했다. 이는 특정계층을 우대하는 것처럼 보여 오히려 장애인을 소외시키는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요즘에는 엘리베이터나 경사로를 설치하여 모든 사람이 접근하기 좋게 만들고 있다.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오히려 소외시키지 않는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 요구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에 있어서도 편리함의 기준이 대부분 건강한 성인 남성 위주로 설계되어 있고, 계단으로만 진입할 수 있는 공용부분뿐만 아니라 집안의 작은 문턱으로 인해 주거약자들은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앞으로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돌봄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며, 노인의 낙상사고 대부분이 집안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령친화형의 주택공급이 확대되어야 한다. 과거 필자가 충북에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센터에 방문하여 체험한 유니버설 디자인 사례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특히 휠체어에 맞게 높이가 조절되는 싱크대와 수납장이 설치된 주택사례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제 곧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될 우리 사회는 갈수록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 주택이 필요해질 것이다. 최근 유니버설디자인주택을 중점적으로 공급하며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협동조합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면 공사비가 증가하기 마련이고 이는 바로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준다. 우선은 공공임대주택 분야부터 건물의 진입부, 엘리베이터 등 공용부에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강화하고 일정 세대 이상을 유니버설디자인 요소를 반영하여 짓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유승수(원광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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