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 전주 청년노동자 사망 진상 밝혀야

기록한 수첩 공개
사망 원인 ‘분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6월 25일 13시03분

지난 16일 오전 9시 20분경 전주시 팔복동 공단 내 한 제지공장에서 19세 근로자 1명이 갑자기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그가 생전 기록했던 수첩이 공개됐다. A씨 메모장에는 향후 목표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2024년 목표'라고 적은 부분에는 '남에 대한 얘기 함부로 하지 않기'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 '운동하기' '구체적인 미래 목표 세우기'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인생 계획' 항목에서는 '다른 언어 공부하기' 살 빼기' '편집 기술 배우기' '카메라 찍는 구도 배우기' '사진에 대해 알아보기' '악기 공부하기' '경제에 대해 공부하기' 등 자기 계발 관련 내용들도 적혀있다. '경제-통장 분리하기'라는 부분에서 생활비 통장과 적금통장, 교통비 통장, 비상금 및 경조사 통장 등 구체적으로 나눴다. 그 아래는 자기 계발을 위한 준비물들을 나열한 후 자신의 현재 자산과 필요한 생활비를 계산한 후 매달 목표 저축액을 적었다. 이외에 '조심히 예의 안전 일하겠음. 성장을 위해 물어보겠음. 파트에서 에이스 되겠음. 잘 부탁드립니다. 건배'라고 했다.

유족측은 “고인은 일요일에 혼자 작업 중 사고가 발생 됐으며, 사고 발생 후 약 1시간 동안 방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업시 2인 1조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사후 구호 조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전국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고인은 한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현장 실습을 통해 지금의 제조 공장에 입사한 것이며, '입사 한지 6개월만에 19세 사회 초년생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억울한 청년 노동자의 사망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해당 공장은 고인의 죽음에 사과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즉시 사고 현장을 제대로 조사하고 특별 근로 감독에 나서 달라”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회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숨진 다음 날과 그다음 날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했지만,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로 의혹에 대해서도 숨지기 전 열흘 동안 하루 8시간만 일했다고 했다. 또 2인 1조가 필수가 아닌 작업으로, 방치한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10대 노동자의 사망 원인을 밝힐 부검 결과는 몇 주 뒤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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