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욕심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24일 15시44분

인간의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우리는 이 물음을 갖기 전에, 먼저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내 마음의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말아야 함을 인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고통이 꼭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며, 나를 한 인간으로서 성장시켜 줄 수 있는 내용물도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햇볕이 있어야 곡식이 여물어 가고, 고생 끝에 낙이 오지 않는 인생은 없으며, 산통(産痛)의 힘겨운 뒤에 신비스러운 사랑의 결정체를 만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람은 삶의 희망이 있어야 하고, 그 안에 목표가 담겨 있어야 한다. 희망을 이루는 일은, 곧 목표를 이루는 일이나, 목표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보다 그렇지 못한 인생이 더 많기에, 우리는 구부득고(求不得苦)의 고통에서 희망마저 없이 그냥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희망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지극히 당연한 욕망이며 욕심이다.

마음에는 희(喜). 노(怒). 애(哀). 구(懼), 또는 락(樂). 애(愛). 오(惡). 욕(慾)이라는 감정이 있다. 기쁨. 성냄. 슬픔. 두려움, 또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배가 고프면 많이 먹으려 하는 것이 사람이고, 달콤한 잠 속에서 더 자고 싶어 하는 게 사람이며, 남자와 여자는 음양의 기운이 하나로 만나 밝히고 싶어 하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 하나를 가지면, 둘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게 사람이며, 명예나 권력의 자리에 오르면, 내려오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 욕심이다.

결국, 욕심에서 비롯된 감정의 지나침이나 부족함으로 사람은 고통스러워한다.

이렇듯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로소득으로 채워지는 사욕(私慾)은 인과법칙을 벗어날 수 없지만, 공정하고 떳떳한 공적인 욕심은 인생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며, 살아가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힘겨움 속에서 희망을 가지는 욕심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리라.

우리에게 이러한 욕심이 없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이유도,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도 없다.

어떻게 보면 정당한 욕심을 가지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가운데에 즐거움이 있고, 행복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통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필요충분조건이라 하겠다. 이제부터는 고통이 어디에서 오는지 묻지 말자. 대신에 사욕(私慾)은 버리고,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부끄럽지 않으며 정당한 공욕(公慾)은 부릴수록 좋으니, 이런 욕심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부려도 된다.

그리하여 나를 위한 공욕이 너와 우리를 위한 욕심으로 승화되어 사회 각 분야에 자리하기를 바란다./고석헌(상상에너지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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