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더 줄면 어쩌나’ 시외버스 휴업 소식에 시민 ‘한숨’

전북 5개 버스회사 152개 노선 휴업계획서 제출
버스사업조합 “논의 진전 없어…적자 운영 여전”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3월 24일 15시48분

“예전에는 터미널만 오면 기다릴 필요가 없었죠”

지난 23일 오전 11시 30분께 고창문화터미널. 버스를 기다리는 김광훈(78)씨는 전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1시간가량 대기해야 한다. 그마저도 직통이 아닌 정읍을 경유하는 버스다. 김씨는 “예전에는 바로바로 버스가 있어서 30분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며 “불과 5~6년 사이에 버스가 엄청나게 줄었다”고 했다.

터미널 매표소에 설치된 시간표 위로 하얀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운행을 멈춘 버스 시간에 덧칠을 해둔 것. 한때 운행했을 전주행 버스는 21대 중 7대가 없어졌다. 시외버스가 더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을 설명하자 김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사람이 없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점점 더 힘들어지겠다”고 토로했다.

전북 지역 시외버스 회사들이 노선‧차량 운행 중단 계획을 밝히며 주민들의 불편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7일 전북특별자치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노선 152개와 차량 170대를 5월 1일부터 휴업하기로 결의하고 휴업계획서를 전북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휴업 후 1일 노선별 운행 계획은 △ 전주-정읍-고창 10회 △ 전주-고창 10회 △ 전주-임실-남원 10회 △ 전주-남원 10회 △ 전주-김제-부안 8회 △ 전주-부안 8회 △ 전주-임실-순창 8회 △ 전주-순창 8회 등이다. 또 전주-익산-군산 노선이 25회, 전주-대야-군산 노선이 15회 감회한다.

버스사업조합은 휴업 사유로 심각한 누적 적자를 들었다. 최근 4년 동안 발생한 누적적자는 200억원에 달한다. 조합은 “전북 시외버스는 전국에서 제일 적은 수입을 내고 있다”며 “유류비, 인건비 등 물가 상승으로 운송원가는 크게 상승해 적자가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정지원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시외버스 1대당 평균 지원 액수는 2022년 4,900만원에서 지난해 3,990만원으로 900만원 가량 줄었다. 조합은 “적정수준 재정지원이 되지 못하면 차량 운행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도는 사업조합, 시외버스사업자와 지난 18일 3자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협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으나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적자 운영이 계속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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