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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너무 작은 학교는 아름답지 않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17일 14시25분

최근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이야기이다. 신입생 1명이 입학했는데 쉬는 시간마다 다른 학년 교실을 찾는다고 한다. 쉬는 시간에 담임선생님과 이야기 나누는 것보다 편안한 형, 누나를 찾는 것이다. 다른 학년이 1명인 경우에도 이럴 것이다. 틀림없이 이런 상황이 전북 소규모 학교에서 아주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지난 2월 언론 보도에 의하면 교육부는 2024학년도 취학 대상 아동이 없는 초등학교가 12개 시도에서 157곳이라고 밝혔다. (2024.02.20. 기준) 지역별로는 전북이 휴교 2개교를 포함해 34개 초등학교로 가장 많았고, 경북 27개교, 강원 25개교, 전남 20개교로 뒤를 이었다. 전북이 가장 많은 이유는 전임 교육감의 학교 통폐합 정책 철학에 기인한다.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고 이야기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너무 작은 학교는 아름답지 않다’라고 이야기한다. 필자도 동감한다. 1990년대 ‘농산어촌지역학교살리기운동’을 하면서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고 외칠 당시만 해도 한 학급당 보통 10여 명의 학생이 있었다. 그래서 농산어촌을 피폐하게 만들 농산어촌 지역 학교 통폐합을 반대했다. 당시만 해도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았다. 운동장에 잡초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당시 교육부는 경제적, 효율적 측면에서 학교 통폐합을 밀어붙였다. 20여 년 전 일이다. 이후 읍·면 소재지를 제외하고는 특히 초등학교는 폐교되었다. 20여 년 전이 지난, 현재 면 단위 학교는 위기에 봉착했다. 심각하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그런데 학급 학생 1명, 아니 2, 3명인 경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까? ‘절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1년 동안 1명 또는 2, 3명과 수업을 해야 한다고 할 때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겠는가? 한때 선생님과 일대일로 수업을 하니 얼마나 좋겠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교육적으로 절대 바람직하지 못하다.

중등의 경우, 1명의 학생이 있는 체육 시간을 상상해 봐라. 학생은 체육 시간이 즐거울까? 선생님과 단둘이 하는 체육이 마냥 즐겁지 않을 것이다. 미술이나 음악 시간도 마냥 기다려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학부모는 적어도 제 자식이 작은 학교에서 다니는 것을 원치 않아 읍소재지로 보낸다. 학부모로서 당연한 마음이다.

1, 2명과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학년 통합을 하더라고 여러 학생이 어우러져 수업을 운영할 방안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가까운 학교와 공동 교육과정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무학년제에 의한 통합 수업도 필요하지 않을까? 교육 공동체를 구성하는 교사의 고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는 외부의 강제적인 통폐합 때문에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입학 학생이 없어서 학교가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이미 그런 상황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런 상황은 면 단위부터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소규모 학교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학생을 중심에 두고 그 방안을 고민했으면 한다. 학교가 없어지는 것이 곧 지역사회가 움츠러든다고 생각하는 지역 사람이 있다면 설득해야 한다. 모든 학생에게 제대로 교육을 할 수 있느냐에 관점을 두고 이야기해야 한다. 절실함으로 다가서야 한다. 문 닫는 학교는 지역사회에서 얼마든지 지역민을 위한 공간으로 오히려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필자도 소규모 학교와 관련해서 수없이 언급했지만 뚜렷한 해법은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통폐합하자는 것도 아니다. 요즘은 과거보다 교육 여건이 매우 좋아졌다. 그래서 면 소재지와 면 소재지가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다. 심지어 지자체에서는 택시로 학생 등·하교를 지원해주고 있다. 면 단위를 묶어서 학교를 운영해도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다. 몇 개의 면을 각 면 지역마다 특성화시켜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지 않을까?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면 떠나지 않고 오히려 찾아오는 학생이 있지 않을까? 그런 꿈을 현실로 만들도록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많이 늦었다. /이상훈(진안문화원 부원장·전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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