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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전북16회]진보도 보수도 아닌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 대안이다

읍면동은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체

기사 작성:  강주영 - 2024년 03월 17일 14시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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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보, 보수, 3지대론은 기만이다



선거 때가 되면 정치권이 이합집산한다. 한국정치는 흔히 민주•진보와 보수로 이야기 된다. 여기에 3지대론이 가세한다. 3지대는 어디인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당'이라는 거대양당의 지대가 아닌 다른 지대를 말한다. 3지대를 말 그대로 생각하면 진보도 보수도 아닌 차원이 다른 지대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3지대란 거대양당의 사이일 뿐이다.



세계적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자유시장경제체제인 미국과 사회주의경제체제인 중공•소련도 아닌 독자노선을 형성하던 3세계가 있었다.



지금 3지대란 그 3세계와 같은 위상이 아니다. 3지대정치를 말하는 이들은 자신들을 중도라 말하지만 이는 불도에서 말하는 중도를 모욕하는 말이다. 불도에서 말하는 중도란 거짓된 세계에서 벗어나 참을 찾는 길을 말한다. 중도는 진보와 보수에 견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한국정치의 3지대는 진보이거나 보수 어느 한 곳인 지대일 뿐이다. 3지대론은 기만이다. 이 글은 3지대론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도리어 진보와 보수가 아닌 진짜 3지대를 생각해 보려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진짜 3지대는 서울도 평양도 아닌 체제다. 역사의 경험을 볼 때에 진보나 보수 모두 19, 20세기의 담론에 불과하다. 독자들이 진보와 보수를 어떻게 이해하든 세계는 진보 또는 보수하려고 있는 게 아니다. 단지 생명이 활동(생활)하고 사건이 펼쳐지고 있을 뿐이다. 세계는 사물들의 집합이 아니라 사건들의 연쇄파동이 일어나는 곳이다. 밥을 먹고, 노동하고, 사랑하고, 무엇인가를 즐기고, 무엇 때문인가로 괴로워하는 사건들이 있을 뿐이다. 사건 자체에 진보와 보수가 구분되는가? 진보하려고 보수하려고 전쟁을 하는가? 아니다. 자신들의 방식대로 자신들의 것을 더 많이 얻으려는 것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한국의 민주당류는 보수우파고 녹색정의당류는 보수좌파고 국힘당류는 사이비보수일 뿐이다. 불평등한 처지에 있는 대개의 사람들은 먹고 살려고 살지 진보 또는 보수할려고 사는 게 아니다. 근대여명기에 태어난 진보사상은 근대의 황혼이 되면서 역사적 보수가 되었다. 양반, 쌍놈, 천민을 없애고 모두를 동등하게 부르는 국민, 인민은 근대진보관의 대표적 개념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불평등한 현실이 보여주고 있다. 지금 진보에게도 보수에게도 방향은 없다.



필자에게 진보가 뭐냐고 묻는다면 먹고 사는데 걱정 없고, 말하고 싶은 것 거리낌없이 하고, 지구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다. 필자에게 그 이상의 진보 개념은 필요하지 않다. 이 땅에서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태평천지였다. 본래 태평천하인데 천하 개념이 싫어 세계의 다른 말인 천지를 썼다. 진보와 보수 모두 근대진보관의 갈래다. 극단적 좌우파시즘을 빼고 말하면 진보를 급진적으로 할 것인가(통상의 진보), 느리게 할 것인가(통상의 보수)의 차이다.





필자 현장의 새참 시간, 대개의 사람들은 먹고 살려고 살지 진보 또는 보수할려고 사는 게 아니다.



2. 자유로운 개인들의 무無의 공동체



진보는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묻겠다. 한미FTA를 파기하겠는가? 국제금융의 한국증시와 한국투자를 거부하는가?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는 민주노총은 신자유주의 산물인 비정규직을 반대하는가? 연봉성과제가 아닌 1998년 이전의 평생직장 연공서열제로 되돌아가야 하는가? 중국제 전기차와 테슬라 전기차를 타지 말아야 하는가? 값싼 중국제 생활용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신자유주의 비판하는 진보들이 그런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진보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이른바 한국의 보수들은 세계화와 집단성을 강조한다. 민주진보들은 공동체성을 말하는데 내가 보기에 공동체와 집단성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한국의 진정한 보수는 이른바 한국의 진보파들이라고 본다.



진보들은 자유로운 개인들을 뜨악해 한다. 자유로운 개인이 어때서? 민중성, 계급성을 말하던 1980년대로 돌아가야 하는가? 1998년 IMF신탁통치기 이후에 등장한 시민은 시장에서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개인의 옹호였다. 그런데 시민운동은 정의로운 시장을 추구했으나 시장은 시장인한 결코 정의로워질 수 없다.



신자유쥬의를 비판하는 필자는 시장의 역할을 지역과 마을이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성은 삼성이 할 일을 하고, 마을은 마을이 할 일을 하면 된다. 그런데 법인회사를 위한 법은 많은데 마을기본법은 없다. 대한민국 3,500여 개 읍면동 마을이 자유•자치•자급•자연스러운 대한민국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나는 민중성, 계급성, 시민성, 민족성도 대안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의 진보들은 역사적 보수일 뿐이다. 과거에 사로잡힌 괴뢰가 아닐 수 없다. 마르크스는 자유로운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계급성을 가지고 자본을 타도하자고 했다. 그렇다고 그 대안이 국가사회주의인 것은 아니다.



대안은 자유로운 개인 그 자체라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유로운 개인이 되는가? 인간과 동물, 식물에 그 어떤 이념과 가치의 굴레를 쒸울 수 없다. 자유로운 개인은 그 무엇으로도 분할할 수 없다.



취직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자본세계는 자유세계가 아니다. 국가가 100% 고용하는 당과 국가의 사회주의도 자유세계가 아니다. 지역과 마을공동체를 벗어날 수 없는 사회도 자유세계가 아니다.



진정 자유세계는 원리 없음의 무無의 공동체다. 한국에서 프롤레타리아의 밤은 사라졌다. 몇몇 노동자들은 프롤레타리아의 밤을 골방에서 지키고 있으나, 다수의 노동대중은 맥주를 마시며 아파트와 자동차와 휴가철의 동남아 여행지를 말한다. 사무금융노련, 전교조, 울산의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은가? 그들은 이미 자유로운 개인들이지 프롤레타리아가 아니다. 아니다 그들은 자유로운 개인이 되었다고 착각할 뿐이다. 그들은 해방되지 않았다. 문맹퇴치가 국가적 과제인 시대의 학교제도에 속박되어 있고, 자본의 금융법칙에 구속되어 있으며 그들을 위한 몸과 기획노동을 하고 있다. 이게 현대인들의 존재양식이다.



3. 무의 공동체는 가능한가



자유로운 개인은 어떻게 존재 가능한가? 자유로운 개인의 존재조건은 무엇인가? 그건 한마디로 그가 취업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며, 그 일로 자신의 생계를 사회의 보통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회다. 그가 진정 먹고 사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어 군산 철골공장의 용접사가 되었다면 그는 취업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로운 개인이다. 그런데 직장인들 중에 그런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나라의 남쪽 국토면적을 5천만 명으로 나누면 1인당 560평 정도다. 평균공시지가는 평당 20만 원 정도다. 560평 × 20만 = 112, 000,000, 1억1천2백만 원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5%를 적용하면 연간 392만 원이다. 국가는 본디 지구에 속하고, 마을에 속한 자연을 사적소유 토지로 허용했기에 그 대가로 392만 ×5천만 원 = 192조 원을 무토지소유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 재원을 개인에게 연간 국가화폐로 지급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재원이 된다하더라도 무토지소유자 개인에게 지급해서도 안 된다. 국가와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개방해 읍면동 자치관리 공유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지급해야 한다. 말하자면 사과가 아니라 사과나무를 주는 것이다. 그것은 무상주택의 형식이 될 수도 있고, 관리비 수준의 무상점포일 수도 있다.





국토지킴이 박창현 찍음,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3500여 개 읍면동 마을의 '무無의 공동체'를 생각한다.



나는 이게 토지정의라고 여기며, 이 토지정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자유로운 개인의 조건이다. 프루동이 말한 '사적 소유는 도둑질'이라는 것이 자유로운 개인 탄생의 출발이다. 자유로운 개인은 이 토지정의로써 전국의 공공교통, 공공숙박, 공공교육, 공공에너지, 공공의료를 관리실비 차원에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원한다면 그는 자신이 속한 마을작업장에서 언제든지 자신과 이웃을 위한 생필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공공태양광발전소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마을돌봄센터에서 돌봄을 제공받아야 한다. 자유로운 개인이 아무 것도 하기 싫다면 굶주림 또한 그의 선택이니 천하장사도 말릴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언제든지 마을과 국가가 제공하는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강주영(건축시공기술사·목수·전 교육부 대표 시민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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