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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막아라"…전공의 떠난 응급실에 공보의 투입

-전북 119구급대 재이송 연평균 235건
-대부분 전문의 부재와 병상 부족 탓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3월 11일 16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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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파동 속에 지방 공공의료인력을 양성할 국립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사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 설립 예정지인 남원의료원 입구에 의사인력 충원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은 지난 9일 모습. /정성학 기자





-도, 공보의 배치권 지자체 이양 건의

전공의 집단사직 파동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의료진 ‘번아웃(극도의 피로)’ 대책을 호소해온 도내 대형병원에도 대체인력 투입이 시작됐다.

연평균 200여 건에 달하는 119구급대 재이송, 즉 전문의 부재나 병상 부족 등의 문제로 응급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되돌려보내는 응급실 뺑뺑이를 막아보자는 취지다.

강영석 전북특별자치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전북대병원에 공중보건의 4명과 군의관 1명 등 모두 5명의 대체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광대병원도 이번 주중 6명 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두 병원은 전공의들이 대거 빠져나간 대표적인 수련병원이자, 응급환자와 중증환자가 집중되는 3차 상급 종합병원이다. 그만큼 이번 사태는 진료역량 악화, 특히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인명사고 우려를 키워왔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 최혜영(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공개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22~23년)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이 같은 응급실 뺑뺑이는 모두 47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차례 이상 재이송(22건) 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응급실 뺑뺑이는 주로 전문의 부재(37%) 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조사됐다. 뒤이어 피이송자의 주취(11%), 또는 병상 부족(10%) 문제가 많았다.

한마디로 전체 뺑뺑이 절반 가량이 전문의 부재나 병상 부족 등 의료인력난 속에 빚어진 문제인 셈이다. 그만큼 대체인력 투입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대형병원에 단비가 될 것이란 기대다.

단, 농어촌 의료공백 우려는 한층 더 커질 조짐이다. 전국 대형병원에 배치되는 공보의들이 농어촌 보건지소를 중심으로 차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도내에서 차출된 공보의만도 모두 10명에 달했다.

전북자치도는 이와관련 지역내 공보의 배치권을 지자체로 이양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공보의 차출과 배치는 지역사회를 가장 잘아는 지자체가 맡는 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아울러 일반 환자들은 3차 상급 종합병원 이용을 자제해줄 것도 호소했다.

강 국장은 “전공의 파동을 무색하게 여전히 도내 권역응급의료센터(전북대병원·원광대병원) 이용자 중 40% 가량은 경증환자가 차지하고 있다. 자칫 이대로라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역할과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경증환자들은 응급환자나 중증환자들이 진료받을 수 있도록 일반 병의원을 이용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재 도내 전공의 이탈률은 집단사직 초기와 비슷한 76%를 유지했다. 전체 403명 중 305명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실정이지만 주요 종합병원 10곳의 병상 가동률은 일반병실의 경우 평균 74%, 중환자실은 71%를 보이는 등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남아있는 의료진의 업무는 가중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이번 사태가 좀 더 길어진다면 병상 수 축소와 병동 통폐합 등 ‘극약처방’도 불가피하다며 그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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