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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농업이 미래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06일 14시52분

며칠 전, 경칩이 지났다. 일반적으로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며 봄을 알리는 절기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전통의 농업문화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했다. 또한,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경칩 이후에는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도 내렸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는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라고 정해 두었다 , https://folkency.nf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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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오기에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개구리(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 먹는 풍습도 있었다. 그러므로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이 풀릴 정도로 완연한 봄이다.

긴 겨울을 지내며 읽은 『대전환의 시대』(짐 로저스) 책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농업의 미래는 더욱 밝아진다.’라고 전망했다. 투자의 귀재인 그는 ‘농업이 미래다.’라고 외치며 젊은이들에게 농업에 뛰어들라고 조언한다. 현재 급등하는 세계 곡물 가격은 앞으로는 더 가파른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농업인구의 부족으로 농산물의 생산이 줄어들며 기후변화에 따른 농지는 사막화도 이를 거든다고 했다. 그로 인해 농업의 가치가 상승하고 농민의 ‘부’가 창출된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농업인구는 세계적으로 급감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농업 종사자의 후계자가 적어 이민자들이 밭을 일구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농사일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다수이다. 이들이 없으면 농사도 할 수 없을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전국의 각 대학에는 농업대학이 있고 농업고등학교도 있지만 농업에 뛰어드는 전문 농업인은 극소수이다.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농업에 미래를 선도할 우리 젊은 농군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가.

농촌융복합산업을 추진하는 필자도 농업의 미래를 그 누구보다 밝게 본다. 그러기에 오늘의 농업과 농촌의 현실이 더 안타깝다. 젊은 농업인이 자신의 미래를 걸 농업의 환경이 턱없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농민의 기본 소득 보장이 안 되는 상황에서 농업에 사활을 걸 사람은 없다. 스마트팜, AI, 로봇 등 첨단의 기술이 농업에 적용되어 작물의 재배 방식에도 혁신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노동환경이 개선된다. 그래야만 우리의 농업이 산다. 우리의 미래가 태동한다.

최첨단 산업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도 인류의 건강에 직결되는 식품 및 의·약품 소재는 농산물에서 시작된다. 자연의 섭리이며 인류가 미래로 이어지는 근간이다.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경칩, 우리 조상은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았다. 이제 우리가 건강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농업에 탄탄하게 흙을 바를 때다. /김태준(농업회사법인 케어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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