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기고]사무장병원 근절 해법은 건보공단‘특별사법경찰권'도입

국민의 건강과 재정누수 방지위해 건보공단에 특사경 도입 필요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05일 14시47분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전문 브로커들이 가짜 환자를 미리 확보해 두고, 사무장과 직접 수수료 협상까지 벌이면서 보험사기를 기획하는 정황들을 종종 접하곤 한다.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비(非)의료인이 의사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불법개설의료기관 일명 사무장병원이 환자를 돈벌이로 생각하고 과잉진료와 낮은 의료서비스의 질로 의료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0년부터 지난 13년간 약 1,700개 이상의 불법개설 의료기관이 편취한 금액은 무려 3조 4,000억여 원에 달하며 실제 환수액은 부당 진료액의 6.92%(2,335억원, 2023.12.31.기준) 수준에 그쳐 재정누수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으로 그 액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처럼 피해액이 불어나는데도 환수율이 낮은 이유는 수사의 장기화(평균 11.5개월) 등 현행 불법개설기관 단속 체계에 문제점이 많고 공단 행정조사를 통한 서류 확인만으로는 불법개설기관의 자금 흐름 추적에 한계가 있어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현재 법 규정에는 부당청구 형사처벌 조문이 없어 직접 수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에 공단은 특별사법경찰권(이하 특사경) 도입 필요성을 계속해서 이야기해 오고 있다.

공단은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함은 물론 의료·수사·법률관련 전문 인력(200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불법개설 의심기관 분석 시스템(BMS)을 구축하는 등 충분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에 공단 특사경 도입의 역할과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

공단에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더라도 특별한 사항에 한정하여 수사권을 갖는 사법경찰로 불법개설기관 등에 대한 제한된 수사권을 행사하게 된다. 따라서 의료계, 경찰 등 일각에서 우려하는 공단의 수사권 오남용에 대한 사항은 수사권한 법제화, 직무 범위에 대한 명시 등의 해법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국회에서 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사법경찰직무법」개정안이 수차례 발의되었으나 계류 중이라고 한다. 법률개정 입법 절차가 늦어질수록 건강보험의 재정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기에 이번 제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공단 특사경 도입을 통해 불법개설기관의 폐해로부터 국민의 건강권이 보호되어야하고, 건전한 의료질서 확립으로 아픈 환자들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속히 조성되길 기대한다.

/신혜경(한국부인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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