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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허술한 지자체 재해 대비, 바로잡아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05일 14시41분

도내 재난관리 책임기관들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도내 지자체들의 재난 안전 분야 행정실태를 특정 감사한 결과다. 감사위원회가 최근 감사를 벌여보니 전북도는 지난해 가을철 비상 1, 2, 3단계에서 40차례나 응소실태를 점검한 결과 무려 145개 부서가 비상 소집에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 등 7개 시·군 또한 같은 기간 모두 41차례 그 실태를 점검한 결과 127개에 달하는 부서가 응소하지 않았다.

도지사와 시장 군수들이 비상 상황 시 발령하는 비상 소집 명령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실정이지만 지자체들은 자신의 기관소속 공무원들 외에는 관계기관 담당자들에 대한 처벌은커녕 각 소속기관에 감찰조차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계기관 직원들의 복무 관리와 감찰 의뢰 등에 필요한 재난안전법상 위임된 권한을 지방조례에 담아두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는 거다.

중대 결함이 발견된 교량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 같은 안전불감증도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시, 익산시, 장수군 등 10개 시·군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내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안전 점검 대상 1,009곳 가운데 26%에 해당하는 263곳을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 가까운 464곳 점검 결과는 인터넷 누리집에 공개하지 않았고, 90%에 이르는 903곳은 결과를 관계인에게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점검도 잘 않고, 점검하더라도 나 혼자만 알고 덮어버린 셈이다.

해마다 물난리와 감염병 같은 각종 재난안전사고가 반복되다시피 하면서 도민들이 막대한 인적, 물적 손해를 입는 데는 해당 기관의 안전불감증도 한몫한 게 분명하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장맛비로 인해 주택 침수와 농경지 유실 등 모두 10만1,482건, 피해액이 642억 원대에 달하는 등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연재해뿐 아니라 각종 사고도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다. 공직사회의 기강과 허술한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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