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2월 21일 15시59분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어렵다!”

사는 게 시험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닌데 한결같이 어렵다며 고개를 내젓는다. 이 어려움에는 경제적 난관이 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에 발발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도 국제 정세를 불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이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국내 경제 사정 또한 국민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기업은 성장을 기대하지 못하고 가게는 치솟는 물가에 지갑이 텅 비어버렸다.

이 어려운 시대를 누군가는 터널이라 비유하고 누구는 구렁텅이라고 하며, 누구는 막막한 어둠이라고 표현한다. 경제·경영 전문가들은 ‘토끼굴에 빠졌다.’라고 정의했다. 그 외 ‘심연’, ‘풍전등화’, ‘첩첩산중’, ‘사면초가’ 같은 단어들이 국내 경제를 이야기할 때 쏟아진다. 하나 같이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는 데에 모두 동의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한탄만 할 노릇도 못 된다. 오늘을 살아내야 하고 오늘을 견뎌야 내일이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뾰족한 해법을 찾을 수 없고 묘수가 생각나지 않아 답답하지만 째깍거리며 지나는 시간 속에 우리의 오늘이 살아진다. 어쩔 수 없이 혹은 마지못해 오늘도 걸었고 뛰었다.

잠시, 산행을 생각해 보자. 자신의 발걸음으로 산을 오르고 있지만 이 웅장한 산의 어디쯤을 걷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건 울창한 나무에 가려진 몇 미터 앞의 등산로뿐이다. 가파른 경사로에 울퉁불퉁한 돌멩이와 엉켜 드러난 나무의 뿌리는 언제든 쉽게 걸으며 마음 편히 즐기고 싶은 산행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백 미터를 오르고 이백 미터를 오른다. 그 모든 것이 가쁜 숨을 내쉬며 1미터도 안 되는 보폭으로 걸은 결과이다.

언제쯤, 어디에서 고대하던 정상에 이를지 보이지 않지만 지금 걸음을 떼어야 그곳에 이른다는 것만은 안다. 혹여 넘어지거나 더 이상은 못 가겠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주위에서 건네는 사람들의 토닥임은 다시 걸을 용기를 준다.

“잘하고 있어요.”,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다 왔어요.”, “힘내세요.”

지금 자연에서는 얼어붙었던 땅을 뚫고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일찌감치 여린 꽃잎을 피워내 봄을 알리며 보는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꽃도 있다. 예쁘다, 아름답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힘들고 험난한 역경을 이겨낸 데에 대한 보상이다. 가냘픈 꽃잎이 열매로 성숙하게 자라게 돕는 응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내일에 대한 기대가 담겼다.

우리에게도 위로가 필요한 때다. 이 어려운 시대를 살며 견뎌내는 우리가 참 대견하다. 서로 등을 다독여주고 손을 내밀어줘야 한다. 그것은 말 한마디, 따뜻한 차 한 잔, 함께 먹어주는 밥 한 끼를 함께 하는 것도 좋겠다. 한 통의 문자는 어떤가. 혹독한 시련에 잔뜩 웅크린 사람에게는 다시 일어나 걸을 힘을 줄 것이다.

같은 시대를 살며 보이지 않는 인생의 산을 넘어가는 우리. 오늘도 발걸음을 멈추지 못해 힘들지만 힘내시라. 지금 너무도 잘하고 계신다. 이제 긴 겨울이 끝나간다.

/김태준(농업회사법인 케어팜 대표)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새전북신문 기자의 최근기사

[온누리]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사설]대선공약, 건수보다 내실을

[아침발걸음]2026 헌법 개정에 전북의 미래가 달려 있다

[경제와 미래]농산업 구조 개편, 더 늦출 수 없다

[온누리]스피치도 생명이다

[다시 쓰는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사]서구 중심적 시각·엘리트 중심적 시각을 넘어 비서구적 시각과 민중의 시각으로 보아야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의 세계사적 위상이 제대로 드러날 것이다

[월요아침]취생몽사(醉生夢死)

[온누리]지도 전쟁

[메아리]과도기와 대선이후 경제정책

양영두 흥사단 흥민통 상임대표 등 국립 4.19민주묘지 흥사단 단체 참배

[사설] "담배 제조사, 사회적 책임 다하라"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캠퍼스텃밭에 모종 심는 시민들

새만금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노인대학 입학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