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이 한 편의 시]신전

문영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1월 14일 13시48분

절름거리는 슬픔들이

저마다 순서를 기다리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이승의 강을 건넌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줄기차게 빠져나가는

그간의 영화와 슬픔을 되새김하고

도대체 자라지 못한 기억의 뿌리들은

얼만큼의 깊이로 빈 가슴을 맞대고

살아 잇대는 것인지

세월의 푸른 바다 너머로

꿈결인 양 밀려오는 아뜩한 이름

그 눈물 자국 얼룩진 자리

폭염의 한낮

앞 산 솔숲에서

배추흰나비 한 마리 하늘호수 위를 날고

눈부시게 투명했던 기억의 끝자락

어떤 것의 어색한 기록들이

이끼처럼 둥둥 떠다니는

문영 시인은

1997년 '한맥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장

전북문인협회,전북시인협회 회원

시집 ‘똥파리’ ‘언젠가푸르던 혹성의 비망록’ 등 발간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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