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12월03일20시55분( Thursday ) Sing up Log in
IMG-LOGO

집이 아닌 ‘꿈’을 선물 받은 아이들


기사 작성:  양정선
- 2020년 10월 29일 15시27분
IMG
주은이네 집은 초록우산재단의 도움으로 몰라볼 정도로 환경이 바뀌었다.



중학교 2학년인 주은(가명)이는 단 한 번도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지 못했다. 곧 쓰러질 것 같은 낡고 오래된 주거 환경 탓이다. 주은이네 집은 정읍 한 시골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구멍이 난 천장은 새와 쥐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 여름에는 온갖 벌레와 더위가 주은이 가족을 괴롭혔고, 언제 고장난지 모를 난방시설은 다가오는 겨울을 늘 두렵게 했다. 집안 곳곳에 볼품없이 늘어진 전기선도 앞이 보이지 않는 엄마를 매번 위협했다.

이런 환경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사춘기 남매에게 주어진 공간은 방 2칸이 전부. 이마저도 주은이는 엄마와 오빠는 아빠와 쓰고 있었다. 떨어져 나간 화장실 출입문 대신 자리한 커튼은 맘 편히 씻지도 못하게 했다.

주은이 부모는 남매를 위해 집안 환경을 조금이라도 바꿔보려고 노력했지만, 돈 앞에서 매번 좌절해야 했다. 아들에게 독립된 공간이라도 마련해 주고 싶었던 아버지는 결국 집 밖 하우스로 몸을 옮겼다.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인 집은 늘 그렇게 주은이를 작고, 볼품없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지난 7월 이런 사연을 접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는 친구들이 놀러올 수 있는 집, 가족이 위협받지 않는 ‘집다운 집’을 선물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주은이가 다니는 학교 등 지역사회 17개 단체도 힘을 보탰다.

더럽고 어지러워 늘 부끄럽기만 했던 집은 지난 9월23일 주은이에게 행복의 공간으로 다시 다가왔다. 주은양은 “나날이 좋아지는 집을 볼 때마다 가슴이 터질 듯 뛰었다”며 “매일 꿈에서 그리던 집이 눈앞에 펼쳐져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초록우산 전북본부는 주은이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매년 집다운 집을 선물하고 있다. 29일 재단에 따르면 전북지역 주거 빈곤 아동은 약 3만1,288명에 달한다. 이 중 5,503명의 아이들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 주택조차 없어 모텔 등을 떠돌며 사는 아이들은 4만7,697명에 이른다.

초록우산 전북본부 관계자는 “주거 빈곤에 놓인 아이들은 습기와 곰팡이, 벌레 탓에 호흡기와 피부질환은 물론 학업과 심리‧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건강한 환경에서 아이의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게 사회의 역할이다”며 “주거 빈곤 아동에게 따뜻한 관심과 후원의 손길을 보내달라”고 했다.

전북지역 주거 빈곤 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 전북본부(063-276-2589)로 하면 된다. /양정선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양정선 기자의 최근기사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CAPTCHA Image [ 다른 문자 이미지 ]